■ 도시풍경

사진·글=문호남 기자

폐업한 식당의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 있다.

날씨 탓인지 바닥에 흩어진 유리 파편들은 얼음 조각처럼 반짝여 보였다.

그 반짝임은 희망보다는 체념으로 느껴졌다.

한때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맛있는 음식 냄새로 가득했을 공간이

이제는 침묵 속에 방치돼 있다는 사실이 처량하게 다가왔다.

깨진 유리창은 단순한 흔적이 아니라

경기 침체와 고물가라는 이름의 압력을 끝내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의 얼굴처럼 보였다.

꾸준히 오르기만 하는 임대료와 재료비, 서서히 줄어드는 손님 수는

균열을 일으키다 한 번에 와르르 무너뜨렸다.

통계로는 ‘폐업률’이라 부르지만, 현장에서는 이렇게 차가운 파편으로 남는다.

고물가는 모두에게 공평한 부담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약한 곳부터 먼저 깨뜨린다.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가게는 불을 끈다.

겨울은 언젠가 끝나겠지만 한 번 깨진 유리는 다시 원래의 형태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 다음으로 깨질 유리가 어디인지,

그 소리가 들리기 전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문호남 기자
문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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