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보호’ 명분으로
절차 문제 제기되며 늦어져
“왜 루센트블록만 스타트업입니까.”
금융위원회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선정이 표류하면서 심사 대상 기업들 사이에서 ‘역차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출신 기업들이 제각기 컨소시엄에 합류해 제도권 편입을 준비 중인데, 같은 샌드박스 출신인 루센트블록만 ‘스타트업 보호’ 명분으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 지연을 놓고 “명확한 기준과 원칙에 따른 대다수 기업이 역차별받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예비심사에선 △한국거래소-코스콤(KDX) 컨소시엄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 △루센트블록 컨소시엄 등 3곳이 경합하고 있다. 지난 7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예비인가 신청 안건을 심의·의결하면서 14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발표가 유력했지만, 회의를 이틀 앞둔 12일 루센트블록이 절차적 공정성 문제를 들고나오며 최종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혁신을 먼저 시도한 기업이 기득권에 밀려 시장 퇴출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 루센트블록의 주장이다. 그러나 뮤직카우·카사코리아·펀블 등 샌드박스 출신 기업들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인프라 기준과 원칙에 맞춰 KDX·NXT 컨소시엄에서 제도권 진입을 준비 중인데, 특정 기업만 스타트업이란 이유로 별도의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루센트블록만 스타트업이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수많은 핀테크 기업들은 스타트업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특정 기업 하나를 살리기 위해 원칙을 허물면 룰을 지킨 99%의 혁신 기업들만 바보 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뮤직카우 역시 이번 사태가 불거진 뒤 입장문을 내 “NXT 컨소시엄의 경우 뮤직카우를 비롯해 세종디엑스·스탁키퍼·투게더아트 등 대표적 조각투자 기업 4곳이 참여하고 있는 반면, 다른 컨소시엄에는 단일 조각투자 사업자만 포함돼 있다”며 “이번 논란이 시장 개설 지연으로 이어진다면 그 피해는 다수의 혁신사업자와 조각투자 사업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번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서 금융당국 등과 조정안을 논의하는 데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전문성과 원칙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에 다른 부처가 개입해 조정을 시도한다면 금융 인허가의 독립성과 신뢰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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