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초조하게 기다리던 2025년 경제성장률 통계가 나왔다. 한국은행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난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내내 오락가락했다. 처음에는 2.1%라고 전망했다가 0.8%로 낮추더니 다시 0.9%로 올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외국기관 전망도 오락가락하기는 마찬가지다. 권위 있는 연구기관이 몇 달 사이에 전망치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것은 믿음이 가지 않는 행동이었다. 발표 결과는 0.975%, 반올림해서 1.0%였다. 물론 속보치여서 나중에 수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간신히 1% 성장률을 달성한 셈이다.

2025년의 1% 경제성장률은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1% 성장률은 역대급 불경기라는 점이다. 1971년 이후 지금까지 55년의 경제성장률 중에서 다섯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1998년 외환위기의 -4.9%, 1980년 군부 쿠데타의 -1.5%,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0.7%, 2008년 금융위기의 0.8% 다음으로 낮다.

둘째, 우리 경제가 1%에도 채 못 미치는 저성장 늪에 빠진 것은 내수 부진 때문이다. 성장률 중 내수가 기여한 부분이 0.6%p에 불과할 정도로 극도로 내수가 저조했다. 2021∼2023년 중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연평균 2.7%p였지만, 2024년 0.2%p에 이어 2025년에도 0.6%p에 그치면서 내수가 전혀 성장을 이끌고 가지 못했다.

셋째, 내수 중에서도 특히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2022년 이후 4년 연속 매년 평균 0.6%p 성장률을 갉아먹으며 역성장했고, 설비투자도 지난 4년 동안 성장률 기여도가 0.1%p에 불과할 정도로 침체됐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약 13조 원의 민생회복 소비지원금을 포함해 두 차례 총 30조 원의 추경으로 민간소비가 살아나면서 경제성장률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만약 민생회복지원금이 없었다면 성장률은 1%보다도 훨씬 낮았다.

문제는, 지난해처럼 30조 원이 넘는 지출 추경을 편성해서 경제를 살리는 게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연말 중앙정부의 채무가 이미 1300조 원을 돌파한 데다 국고채 잔액도 1200조 원에 근접했다. 국고채 잔액이 커지면서 지난해 5월부터 국고채금리가 빠르게 올랐고 최근에는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국고채 발행이 더 늘어나면 국고채금리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올해 추경을 편성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러 여건으로 보면 그 규모가 지난해처럼 크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면 내수진작을 통해 경제성장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지출확대 정책이 아닌 다른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부가가치세 한시적 인하다. 특히, 저소득 서민층의 소비활동에 과세되는 부가가치세율을 적극적으로 내릴 필요가 있다. 부가가치세율 인하로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가격 인하로 인해 판매량이 늘어난다(래퍼효과)면 그로 인해 세수가 증가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상하수도나 도로·철도·원전과 같이 노후화한 사회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축할 필요가 있다. 건설 경기도 살리고 일자리도 늘리면서 동시에 위기에 처한 철강과 기계 산업을 살리는 ‘일 석 몇 조’의 효과가 나오지 않겠는가.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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