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논설위원

 

지방선거 앞두고 野 지리멸렬

당대표 단식에도 여론 시큰둥

與는 ‘내란 동조당’ 공세 강화

 

尹어게인 결별 없인 백약 무효

한동훈 징계는 방패 깨는 자해

지지층 넓힐 환골탈태 나설 때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헌법과 법률을 경시하고 이를 위반한 내란 행위를 함으로써 국민이 가지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신념 자체를 뿌리째 흔들었다.”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내란 주요 임무 종사 혐의 1심 판결을 내린 이진관 부장판사가 12·12 군사반란보다 12·3 비상계엄이 더 위법하다며 한 말이다.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친위 쿠데타’를 한 것은 하극상의 반란보다 더 엄히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다.

징역 23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한 전 총리는 지난해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직전까지 갔다. 지난해 5월 10일 새벽에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경선을 통해 정상적으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후보 교체 ‘쿠데타’를 감행한 것이 성공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반발한 당원들이 후보 교체 당원 투표를 부결시킴으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지 않았다면, 내란 주요 임무 종사자를 후보로 낸 정당이 됐을 수도 있다.

이 부장판사가 12·3 계엄을 ‘내란’이라고 명확히 규정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이라는 여당의 정치적 공격이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오는 2월 19일 지귀연 부장판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도 비슷한 논리로 유죄를 선고한다면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 ‘곧 해산될 위헌 정당’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공격할 것이 자명하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이를 어떻게 방어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대행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내란에 동조한 국민의힘을 정당 해산해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에 이렇게 반박했다. “일부 의원의 비위와 범죄가 드러나고 있어도,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가 비상계엄 해제 등에 참여했기에 정당 전체를 ‘내란 동조당’으로 규정하는 건 지나치다고 본다”며 “헌재가 아니라 국민의 선택, 즉 선거에서 심판받을 사안”이라고 했다. 일리가 있는 견해다.

그러나 지금 장동혁 지도부의 국민의힘이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스스로 ‘위헌 정당’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윤리위원회는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댓글을 썼다는 이유로 관리 책임을 물어 한 전 대표에게 제명 결정을 내렸다. 다음 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하면 한 전 대표의 제명이 확정된다. 자칫 계엄해제에 앞장선 인사들에 대한 배제와 탄압으로 비치면 곤란하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과 구속된 김건희 씨를 비판했다는 이유라면 더욱 그렇다.

윤 전 대통령의 무속 문제와 신천지를 비판했다는 등의 이유로 당무감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2년을 받은 김종혁 전 최고위원과 관련, 윤리위에서 같은 징계를 한다면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표현의 자유가 없고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가족 문제를 가장이 책임지는 연좌제가 통용되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받을 수 있다. 여당에는 위헌 정당 주장을 강화할 빌미도 된다.

이 문제가 헌재로 간다면 장기간 심리가 진행되는 것 자체만으로 당장 6·3 지방선거는 물론 2028년 총선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예전 통진당 해산 때처럼 민주적 기본 질서를 지키지 않는 정당이라는 낙인이 찍힌다면 더욱 그렇다. 최근 신천지 신도가 5만 명이나 지난 2022년 대선 즈음에 입당했다는 검경 합동수사도 고약하다.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들어와 경선을 좌지우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정교분리’를 규정한 헌법에도 맞지 않는다.

지금 국민의힘에 절실한 것은 대여 투쟁이 아니다. 장 대표가 단식투쟁을 했지만, 지지율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내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그런데도 계속 윤어게인,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인사들이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국민 지지를 더 얻기 어렵다. 이재명 정권과 여당의 폭주에 국민 불만이 높아지지만, 대안 세력으로서 국민의힘의 존재는 미미하기에 20%대 지지율 탈출이 쉽지 않다. 혁신 없이 강경 투쟁만 일삼다 총선 참패로 몰락한 2019년 황교안 대표 시절처럼 2026년 장동혁 대표도 같은 길을 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예감이 좋지 않다.

이현종 논설위원
이현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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