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軍 당국 방공망 점검 시급

 

경찰, 피의자 3인 출국금지 조치

군사분계선 인근 해병대 2사단

무단 촬영한 정황 포착해 수사

혐의 확인땐 처벌 더 무거워져

대학원생 오모 씨 등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의혹을 조사 중인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입건된 민간인 피의자 3명이 북한뿐 아니라 우리나라 군사시설까지 무단 촬영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민간인이 날린 무인기가 아무 감시나 통제 없이 국내 영공을 날아다녔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수사와 별개로 군 당국의 방공망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TF는 최근 무인기 제작업체 ‘에스텔엔지니어링’ 대표 장모 씨와 자신이 무인기를 날려 보냈다고 주장한 30대 대학원생 오 씨, ‘대북 전담 이사’로 활동한 김모 씨 등 민간인 피의자 3명을 모두 출국금지했다. 지난 21일 세 사람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TF는,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TF는 지난해 9월 말과 올해 1월 초 2차례에 걸쳐, 자동 촬영 카메라가 장착된 개조 무인기를 허가 없이 북한으로 날린 혐의(항공안전법 위반)로 오 씨를 포함해 3명을 수사 중이다. TF는 무인기가 인천 강화군 불온면에서 이륙해 강화군 송해면을 거쳐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씨 등이 연루된 국군정보사령부 배후설 및 윤석열 정부의 대북 공작설에 대한 진상도 파악하고 있다.

TF는 수사 과정에서 군사분계선 인근에 위치한 우리나라 해병대 2사단 부대 일부를 무단 촬영한 혐의(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무인기를 날린 이유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능 오염 수치를 확인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TF는 그런 오 씨를 상대로 우리나라 군부대를 촬영한 이유와 배후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군사시설을 무단 촬영하면 중형에 처해지기 때문에,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리기만 했을 때보다 처벌이 무겁고 구속 수사도 용이해진다. 다만 문제의 군부대가 무인기가 날아간 동선상에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소형 드론 및 무인기를 탐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탓이라고도 분석한다. 무인기가 전파를 흡수하는 플라스틱 또는 스티로폼 류의 재질로 만들어진 경우 레이더 탐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오 씨 등이 날린 무인기는 중국산인 ‘스카이워커 타이탄’ 모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체는 스티로폼과 유사한 EPO(발포폴리올레핀)로 만들어져 전파 흡수력이 높다.

제도적 한계도 방공망이 뚫린 이유로 지적된다. 국내외 제작사들은 무인기가 비행불가지역에 들어서면 조종권을 뺏은 뒤 원위치로 복귀시키는 지오펜스(Geo-fence) 기능을 탑재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능은 인터넷에서 누구나 쉽게 내려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해제가 가능하다. 실제로 드론 동호회 상당수가 지오펜스 기능을 끈 채, 북한 금강산을 촬영하는 활동을 암암리에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린아 기자, 강한 기자, 이현웅 기자, 노지운 기자
김린아
강한
이현웅
노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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