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수사관들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활동 중 검거된 사기 조직 피의자들을 인천공항을 통해 압송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 수사관들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활동 중 검거된 사기 조직 피의자들을 인천공항을 통해 압송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관공서 사칭 노쇼사기로 194명 피해·69억 원 편취 혐의

부산=이승륜 기자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관공서를 사칭한 이른바 ‘노쇼 사기’ 범행에 가담한 범죄단체 조직원들이 대거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에서 검거돼 강제 송환된 한국 국적 피의자 49명을 인천공항에서 부산경찰청으로 압송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을 호송하기 위해 경찰은 총 111명 규모의 호송단을 파견했다.

이들 피의자는 관공서 공무원을 사칭해 “감사에 필요하다”며 특정 업체로부터 물품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속이는 방식의 ‘노쇼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194명, 추정 피해액은 약 68억9000만 원에 달한다.

부산경찰청은 원창학(경무관)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 TF를 구성해 이번 강제 송환에 대비해 왔으며, 송환된 피의자 49명은 부산청 산하 6개 경찰서로 분산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에 송환된 조직원 총 52명 가운데 공범 3명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10월부터 해당 조직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 12월 9일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에서 코리아 전담반과 현지 경찰의 합동 작전을 통해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이후 같은 달 21일 수사팀 10명을 현지에 파견해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고, 이달 8일부터는 192명 규모의 수사전담 TF를 운영하며 강제 송환과 사법 절차를 준비해 왔다.

부산경찰청 수사관들이 캄보디아 사기 범죄 가담자들을 압송 버스에 태우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 수사관들이 캄보디아 사기 범죄 가담자들을 압송 버스에 태우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이번 부산경찰청 송환 사건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캄보디아발 대규모 스캠 범죄자 국내 송환 작전의 일부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구성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통해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우리 국민 869명을 상대로 약 486억 원을 편취한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을 강제 송환한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범죄 피의자 국내 송환 사례다.

이번 송환 대상에는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로맨스스캠 부부사기단’을 비롯해 미성년자 성범죄 후 도주한 사범,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사회 초년생과 은퇴자를 상대로 거액을 편취한 조직의 총책, 스캠 단지에 감금된 피해자를 인질 삼아 협박한 조직원 등도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전날 관련 기관 합동 발표를 통해 “송환된 피의자 전원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국내 도착 즉시 각 수사기관에 인계해 엄정 수사와 사법 처리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범죄수익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송환된 73명 가운데 49명은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수사를 맡고 있으며, 나머지는 충남·서울·인천·울산·경남경찰청 등 전국 수사기관으로 분산 이송돼 조사받게 된다.

이승륜 기자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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