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종묘와 경복궁 등 국가 문화유산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국가유산청이 경찰에 고발한 것을 두고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그 책임을 단순히 실무책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국가유산청지부는 23일 성명을 발표하고 “실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꼬리 자르기’ 중징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위법적 요소에 대한 엄정한 대응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상급 기관의 지시와 외압 속에서 업무를 수행한 실무진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작금의 행태에 깊은 분노와 우려를 표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이 의혹과 관련해 경찰 고발과 함께 궁능유적본부장을 직위를 해제하고 인사혁신처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국가유산 사유화 사태의 본질은 외압이며 궁능유적본부장에 대한 중징계는 부당하다”며 당시 국가유산청의 최고결정자인 최응천 전 청장에 대한 고발이 우선시 돼야한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전 정창이 이미 퇴직하여 징계처분의 대상이 아니라도 중간 개입자의 처벌 없이 하위 직급의 본부장만 처벌한다는 것은 공무원 사회의 무기력감을 조성하고, 형평의 정의(正義)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는 직업공무원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에겐 너무나도 가혹한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이번 의혹은 권력의 부당한 요구와 그에 따른 행정 절차의 왜곡에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대통령실의 구체적인 연락과 지시를 받고 움직인 궁능유적본부장에게 ‘중징계’라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식 보복 행정이자 조직의 안위만을 생각한 무책임한 처사”라며 “이번 사태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권력에 취약한 행정 구조의 문제로, 특정 인물의 고발로 면피하려 하지 말고 향후 다시는 국가유산이 권력의 사유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은 특별감사 결과 김건희 여사가 국가 공식행사나 외빈 방문에 따른 영부인 접견이 아닌 사적인 목적을 위해 종묘 망묘루에서 차담회를 열었고, 경복궁 근정전 어좌에 앉는 등 국가유산청의 관리행위를 방해했다고 결론냈다. 또, 대통령의 국가유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월권해 국가 공식행사로 추진하던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행사에 대해 사전 점검을 하고, 단순 전시 관람을 넘어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를 시찰했다고도 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를 이유로 궁·능 유산 관리 및 사용 허가에 책임이 있는 당시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에 대해 ‘청탁금지법’ 제6조(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금지) 위반 등으로 인사혁신처에 중징계를 요구하고 직위를 해제한 바 있다.
임대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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