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초기 부동산 대책과 닮아…이후 보유세 강화 수순
노무현정부 때 39.07%, 문재인정부 때 62.19% 폭등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 이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공식화하면서 부동산 세제가 격변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집값 상승 국면에서 양도세 강화 카드를 꺼내든 점이 문재인정부 초기 부동산 대책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후 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수순이 반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X)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이미 지난해 정해진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틀 사이 수차례에 걸쳐 양도세 중과 강행 의지를 보였다.
한시적으로 유예됐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5월 10일 부활하면 주택 양도 시 기본 세율(6~45%)에 추가 세율이 덧붙게 된다. 추가 세율을 적용하며 조정대상지역 내 3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은 75%(지방세 포함 82.5%)까지 오른다. 시세차익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집값 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단기적이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전문가는 “장기적으론 매물 잠김 현상이 예상된다”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도 가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부동산 규제 첫 단추로 양도세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문재인정부를 떠올리는 시선이 적지 않다. 문재인정부는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부활시켰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를 더 매기기로 했다. 2020년에는 추가 세율을 2주택자 20%포인트, 3주택자 이상 30%포인트로 더 끌어올리기도 했다. 세금 내기 싫으면 빨리 팔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주려는 의도였다.
당시 정부 의도와 달리 부동산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다주택자들은 우회 전략으로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세대를 분리하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등 매물로 나와야 할 주택 상당수를 묶어버렸다. 결과적으로 부동산 매물은 줄고 가격 상승 압력만 커졌다.
KB부동산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가 시행됐던 노무현 정부 때 39.07%, 문재인 정부 때 62.19% 폭등했다. 이명박(-3.16%)·박근혜(10.06%) 정부와 확연한 차이다. 양도세율 1%포인트 인상 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9% 감소하고 가격은 0.2% 상승한다는 국토연구원 분석도 있다.
문재인 정부 때 20대 대선(2022년 3월9일)을 앞두고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가 청와대와 갈등을 벌인 일도 회자된다. 이 대통령은 2021년 12월12일 돌연 “다주택자의 매물 잠김 해소를 위해서 (일시 완화가) 필요하다. 1년 정도 한시적 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부동산이 급등하던 시기 성난 민심을 달래고 보수 표심까지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해 유예시켰다.
이재명정부의 다음 스텝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정부 당시 양도세 약발이 안 먹히자 정부는 보유세 인상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문재인정부는 종합부동산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과표 구간도 잘게 나눠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커지도록 세제를 조정했다. 동시에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하는 잣대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매년 5%포인트씩 100%까지 끌어올리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종부세 부담을 높여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임정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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