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빅테크 ‘스크린리스 하드웨어’ 개발 경쟁 격화

 

애플, 동전크기 ‘AI 핀’ 개발중

버튼·마이크·스피커 등만 탑재

 

오픈AI는 올 새로운 기기 예고

업계선 귀에 걸치는 형태 전망

 

메타·아마존도 관련기업 인수

펜던트·팔찌형태 출시 가능성

메타에 인수된 리미트리스가 판매했던 AI 펜던트를 착용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 펜던트는 AI가 대화 내용을 기록·요약하는 기능을 갖췄다. 리미트리스 X 캡처
메타에 인수된 리미트리스가 판매했던 AI 펜던트를 착용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 펜던트는 AI가 대화 내용을 기록·요약하는 기능을 갖췄다. 리미트리스 X 캡처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던 애플이 ‘AI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디스플레이가 미탑재된 ‘핀’ 형태의 소형 웨어러블을 개발 중이다. 애플뿐 아니라 오픈AI·메타·아마존 등도 저마다 새로운 기기 양산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미국 빅테크 간 개발 경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들이 만들 차세대 기기는 모두 ‘스크린리스(screenless)’ 제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AI는 스마트폰 화면 중심의 인터페이스 체계에서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일종의 ‘도구’로 사용자의 질문에 출력값을 보여주는 챗봇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인간의 음성·센서·상황 인식 전반 의도를 파악할 정도로 성능이 대폭 향상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딱히 디스플레이가 없더라도 펜던트나 팔찌, 목걸이 등 형태의 기기 착용만으로 언제나 묻고 답할 수 있는 진정한 일상의 ‘동반자’이자 ‘비서’ 기능 구현이 가능해진 만큼 향후 제3의 웨어러블 출시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와 디인포메이션 등 주요 테크 전문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개발 중인 ‘AI 핀’(가칭)은 메인 스크린 없이 물리 버튼, 듀얼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등만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전 크기의 얇고 납작한 원형 디스크 모양으로 실제 시장에 출시되면 자사의 AI 기반 음성 비서인 시리(Siri)가 접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AI 후발주자인 애플은 그간 스마트폰 생태계 외 새로운 기기 개발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지금 흐름에 올라타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인포메이션은 “개발은 초기 단계지만 애플은 향후 오픈AI, 메타 등 경쟁사의 AI 기기와 경쟁을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비(Bee)’가 개발한 AI 팔찌.
비 홈페이지 캡처
스타트업 ‘비(Bee)’가 개발한 AI 팔찌. 비 홈페이지 캡처

테크 업계 관심은 챗GPT로 AI 대중화를 이끈 오픈AI가 올 하반기 출시할 스크린리스 AI 하드웨어에 집중되고 있다. 오픈AI는 애플의 디자이너였던 조너선 아이브를 전격 영입해 이 기기 개발에 몰두해왔다. 이후 샘 올트먼 CEO가 “한입 베어 물고 싶은 디자인” “아이폰보다 침착한 기기” 등으로 묘사하면서 새 기기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어떤 형태를 갖출지는 각종 추측만 무성한 상황이다. 크리스 리헤인 오픈AI 최고대외관계책임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액시오스 하우스 다보스’ 행사에 참석해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새 기기에 대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도 기기의 생김새에 대해선 함구했다.

업계에선 오픈AI의 AI 하드웨어가 귀에 착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중국 유명 테크 블로거 ‘스마트 피카츄’는 내부 유출 정보를 토대로 이 기기가 금속으로 만들어진 타원형 캡슐 형태라고 밝혔다. 다만, 기존 무선 이어폰처럼 귀 안에 꽂는 방식이 아닌 보청기와 같이 귀 뒤쪽에 걸쳐 착용하는 형태로 전해졌다. 사용자는 제품 착용 시 음성 제어 등 챗GPT로 했던 일상 업무를 그대로 수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오픈AI는 이외에도 ‘펜’ 모양의 AI 기기 개발 역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펜 형태를 쓰면 음성 메모뿐 아니라 필기 내용도 자동으로 기록하거나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는 지난달 AI 웨어러블 제조 스타트업 리미트리스를 인수했다. 리미트리스는 무선 마이크처럼 옷에 부착하거나 목걸이처럼 착용할 수 있는 AI 펜던트를 개발하는 회사다. 이 펜던트는 AI가 대화를 녹음해 기록·요약하는 기능을 갖췄지만,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가 없는 제품이다. AI 스마트글라스 부문을 선도 중인 메타가 향후 리미트리스의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스크린리스 AI 기기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마존도 최근 사용자 일상 대화를 녹음·정리하는 AI 팔찌를 개발한 스타트업 ‘비(Bee)’를 인수했다. 팔찌 형태는 배터리 수명이 길고 건강 모니터링 기능과 어시스턴트 역할까지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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