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전쟁부)의 2026 국방전략(NDS) 발표 직후 25∼27일 서울을 방문한 엘브리지 콜비 차관이 한국의 안보 전문가들 앞에서 대놓고 ‘한국의 중국 견제 동참’을 강조했다. 26일 오후 권위 있는 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에서 가진 연설 및 토론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어떤 국가도 지배하지 못하도록 힘의 균형을 추구하겠다”면서 “(이 지역) 국방전략은 제1 도련선에서의 거부에 의한 억제”라고 밝혔다. 중국에 의해 ‘힘의 균형’이 위협받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일본∼대만∼필리핀을 잇는 대중(對中) 감시·방어라인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한반도는 제1 도련선 해역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콜비 차관은 ‘거부에 의한 억제’ 전략을 강조하면서 “일본과 필리핀, 한반도에 걸쳐 회복력 있고 분산된 전력을 현대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심지어 “동맹국의 능력과 산업 역량”까지 언급했다. 중국에 대해선 7차례 언급했지만 북한에 대해선 거론도 하지 않았다. 주한미군 주일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역할 재조정은 물론, 한국의 안보·산업 역량까지 ‘중국을 견제할 전력 발전’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책사로도 불리는 콜비 차관이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하고, 공개적으로 중국 견제 동참을 압박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중 사이 ‘실용외교’도 그만큼 더 힘들게 됐다. 그러잖아도 최근 중국에선 군부에 대한 대대적 숙청 등 민감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미동맹에 대중 견제 기능이 부여되면 중국의 반발은 심각할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역사의 옳은 편에 서야 한다”고 했고, 일본 총리의 대만 발언에 반발해 보복을 가하고 있다. 남북대화에 집중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엄혹해진 안보 환경을 직시하고 정교한 외교 노선을 추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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