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 협정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산 자동차·목재·제약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한미 통상합의의 후속 조치로 지난해 11월 26일 국회에 발의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고 지금까지 방치된 것에 대한 불만이다.

이 폭탄 선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치 않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와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자동차 관세가 뒤섞여 있다. 관세 인상 조치가 언제부터 이뤄질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성동격서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가시적 성과다.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가 빨리 들어와야 경합주 유권자들에게 ‘성과’를 제시할 수 있다. 미국은 한국·일본·대만의 원활한 대미 투자를 위해 외환시장에 협조 개입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최근 미 국무부는 국회에서 통과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국회에서 추진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에도 비판을 쏟아냈다. J D 밴스 부통령이 23일 방미한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차별적 조치’에 불만을 전달한 것도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다. 이런 흐름은 통상 문제 전반에 걸쳐 미국의 압박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야가 대미 투자 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 김 총리 측이 “미국과 핫라인 개설 등 방미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자평한 지 하루 만에 관세 폭탄이 날아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공개된 시각, 김 총리는 인천공항에서 이해찬 전 총리의 유해를 기다리다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이런 돌출 변수들이 반복되면 한·미 당국 간 신뢰 훼손은 물론, 국내 경제 전반에도 중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 내 통상·정치의 내밀한 흐름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포착해야 한다. 효과적이고 선제적인 대응만이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국가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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