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인사이드 - 최대호 안양시장
실리콘밸리와 同위도 뜻 담은
‘K37+벨트 AI 클러스터’ 비전
규제신고센터 통해 기업 숨통
벤처촉진지구 지정, 稅 혜택도
창업·입지 ‘기초단체 톱 10’
자율주행 버스 ‘주야로’ 호평
로보택시 시범운영 연계 목표
“시민들 삶의 질 높이는 과정”
안양=박성훈 기자
“행정은 책상 위가 아니라 현장에서 완성됩니다.”
신년을 맞은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의 일과는 주민과의 만남으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8시, 직원들이 속속 시청사에 출근하는 시간인데 최 시장은 비서진과 하루 일정을 상의하며 밖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었다. 동안구 신촌동과 평촌동, 평안동에서 주민들과 만나기로 해서다.
그의 손에 들린 수첩은 1주일 전에 장만한 것인데도 벌써 마지막 페이지까지 글씨가 빼곡했다. 지난 18일부터 안양1동을 시작으로 이어오고 있는 주민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꼼꼼히 적어 내려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는 각종 지역 현안과 문제에 대한 생생한 질의에 즉시 대응하고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행정 실무책임자인 국장급 공무원을 항상 대동한다.
그는 “큰 사업보다도 주민 개개인의 소소한 민원에 정성을 다해 답할 때 감동이 생긴다. 기억은 흐려질 수 있어도 기록은 남는다”며 수첩에 현안을 정리하는 습관을 소개했다.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해온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정책까지, 그의 시정 철학은 일관되게 ‘현장·기록·미래’로 수렴된다.
◇수도권 중심도시 구상 본격화= 최 시장은 AI를 축으로 한 도시 혁신을 통해 안양의 성장 방향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신성장 산업 육성부터 기업 유치, 자율주행 교통 상용화, 청년 인구 회복에 이르기까지 시정 전반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지며 ‘스마트 혁신도시 안양’의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안양시가 제시한 미래 비전의 핵심은 ‘K37+(플러스)벨트 AI 혁신 클러스터’다. 최 시장은 K37+벨트를 안양의 정체성과 성장 전략을 집약한 종합 구상으로 설명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K’, 실리콘밸리와 같은 위도에 위치한 지리적 상징을 담은 ‘37’, 그리고 판교와 인천 송도를 잇는 동서축과 서울대와 화성시 동탄을 잇는 남북축의 교차점에서 수도권 중심 도시의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를 담은 ‘플러스(+)’가 결합된 개념이다.
최 시장은 “이 벨트를 중심으로 AI 기업과 일자리가 모이는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역별 강점을 살린 특화 AI 산업을 육성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이를 현실화하는 핵심 사업이 만안구 박달스마트시티와 동안구 인덕원 인텐스퀘어”라고 강조했다.
박달스마트시티는 국방시설본부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지상 탄약고를 AI 첨단 기술이 적용된 ‘K-스마트 탄약고’로 이전·지하화하고, 이전 부지에는 첨단산업·주거·문화가 결합된 스마트 융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덕원 인텐스퀘어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인덕원동탄선, 월곶판교선, 지하철 4호선 등 4개 철도 노선이 교차하는 입지를 활용해 AI 중심의 미래 혁신 기업과 스타트업이 집적되는 스마트 콤팩트시티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창업·입지 경쟁력 전국 상위권= 이 같은 산업 전략은 기업 평가에서도 성과로 나타났다. 안양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기초지방자치단체 기업환경 체감도 조사’에서 창업과 입지 분야 모두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양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는 배경에는 규제혁신이 있다. ‘찾아가는 규제신고센터’를 통한 규제 개선 노력은 행정안전부 적극행정 우수기관 5년 연속 선정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최 시장은 의료폐기물 처리, 학교정화구역 내 규제 완화,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 확대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문제를 제기해 현장에서 숨통을 틔웠다”고 말했다.
안양시는 안양동·비산동·관양동 일대 3.17㎢를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해 세제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경기도 내 2위, 전국 6위 규모다. 현재 안양에는 778개의 벤처기업이 활동 중으로, 집적 효과를 기반으로 한 협업과 기술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확장현실(XR)광학거점센터를 중심으로 한 XR·광융합 산업 육성, AI 산업 성장 기반 강화,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특례보증과 이자 지원 등 금융 지원 정책도 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도시 기능 재편 ‘투트랙 전략’= 안양시정의 또 다른 축은 시청사 이전과 연계한 대규모 기업 유치다. 현 시청사 부지(6만737㎡)에는 미래 신성장 기업을 유치하고, 시청은 만안구 옛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로 이전해 행정복합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선 기업 유치, 후 청사 이전’을 원칙으로 삼고, 동안구는 경제 중심, 만안구는 행정 중심으로 기능을 분산해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안양시는 300여 개 기업과 소통을 이어왔고, 2024년에는 40여 개 기업이 참여한 사전 설명회를 열어 사업 방향을 공유했다. 2026년을 목표로 한 유치 공모를 준비 중이며,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인센티브 체계도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자율주행버스로 교통 혁신= 안양시가 전국에서 선도적으로 추진해온 자율주행 정책 역시 그의 장기 구상에서 출발했다. 최 시장은 2019년 이스라엘의 자율주행 기업 ‘모빌아이(Mobileye)’를 직접 방문한 경험을 언급하며 “고속도로 시연을 해보고 ‘미래는 이 방향’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서울이나 세종은 버스 전용차로 중심의 제한된 환경이지만, 안양은 일반도로에서 자전거·오토바이·보행자·택시가 모두 섞여 다닌다”며 “이런 복합 환경에서 학습된 자율주행이 훨씬 똑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양시는 자율주행 버스를 대중교통에 접목해 시험 운행을 이어오며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자율주행버스 ‘주야로’는 안양의 대표 혁신 사례다. 2024년 4월 운행을 시작한 ‘주야로’는 국토교통부 자율주행 운영평가에서 기초지자체 유일 A등급을 획득했다. 현재까지 4만5000㎞를 안전하게 주행하며 2만9000여 명이 이용했고,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도 87%가 ‘기대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안양시는 2026년 노선 연장과 함께 운전석 없는 레벨4 자율주행 차량 운행을 추진하고, 로보택시 시범 운영까지 연계해 ‘안양형 자율주행 상용화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안양시는 정부의 ‘AI 3대 강국 도약’ 기조에 맞춰 국 단위 조직인 AI전략국을 신설했다.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AI 정책 기능을 통합해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스마트도시통합센터 고도화, AI 민원 서비스, 전 직원 AI 활용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 시장은 “AI를 중심으로 한 도시 혁신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과정”이라며 “청년과 기업이 머무르고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안양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성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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