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97조 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47조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4분기에는 영업이익률 58%로 대만의 TSMC(54%)를 추월했다.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했고, 최근 D램 가격이 3배나 폭등한 것도 한몫했다. 올해는 10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이미 신제품 HBM4가 엔비디아 납품 물량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해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도 메모리 재설계에 성공해 다시 날아오르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수요가 폭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조 원을 돌파했다. HBM4의 경우 11.7Gbps라는 압도적인 데이터 전송 속도로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다음 달부터 납품하기로 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한발 뒤처진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의 관전 포인트는 SK하이닉스의 HBM 1위 수성과 삼성전자의 기술 반격이다.

문제는 외부 먹구름이다. 미국은 메모리 반도체를 전략물자로 보고,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칩스법 등으로 공장 이전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미국에서 메모리를 생산하지 않으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도 위협적이다. CXMT는 올해 첨단 AI용 저전력 메모리인 LPDDR6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혀, 한국과 기술 격차를 1년으로 좁혔다. 기업 공개로 6조 원의 시설자금을 조달해 월 웨이퍼 투입량을 20만 장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D램 세계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CXMT는 파산한 유럽 키몬다의 특허를 확보한 데 이어 한국의 기술과 인력 빼가기, 24시간 연구 체제로 맹렬히 추격해 오고 있다.

한국은 2020년대 가장 중요한 3대 트렌드인 AI·로봇· 방위산업이 겹치는 경제 지정학적 요충지이다. 그 기관차가 K-반도체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국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나 다름없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기술 초격차를 사수해야만 한다. 정부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완공과 전폭적인 용수 및 전력 지원 등으로 국가 차원의 총력전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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