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책

 

끄트머리 식당을 찾아온 수상한 손님

마이키 플리즈 글·그림│노은정 옮김│비룡소

이 그림책은 멋진 식당을 차리고 싶은 르네의 꿈에서 시작된다. 깊은 숲속 끝에 식당을 열고 요정 같은 글럼푸트를 채용했지만 손님은 오지 않는다. 얼마 뒤 글럼푸트는 구불구불 손가락과 삐져나온 앞니를 가진 괴물 오거를 데려온다. 르네는 연어나 송로버섯을 추천했지만 오거는 “그냥 박쥐나 줘요! 민달팽이랑 두드려 기절시킨 생쥐도요!”라고 한다.

글럼푸트는 씩씩대는 르네를 설득해 첫 손님을 위한 최고의 요리를 만들게 하고, 오거에게는 치즈타르트를 푹 삭은 박쥐처럼, 가시고기튀김은 딱 기절한 생쥐처럼, 송로버섯스튜는 흙탕물에 둥둥 뜬 민달팽이처럼, 완두콩 밥은 꼬물꼬물 구더기처럼 보이게 갖다 준다. 갸우뚱했지만 이내 괴성을 지르며 먹어 치운 오거 이후 온갖 괴물 손님들이 찾아와 식당은 유명 맛집이 된다.

인간세계와 괴물세계의 문법이 다름을 이해하는 것은 글럼푸트뿐이다. 글럼푸트는 르네가 추구하는 고급 요리를 오거가 원하는 별난 요리로 바꿔 전한다. 환경과 문화가 반영된 음식은 조리법과 예절이 달라 상대주의적 이해를 필요로 한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포 소재와 어두컴컴한 고딕 그림체는 자부심 강한 셰프 르네와 몸에서 꽃이 피어나는 오거가 서로의 개성과 취향을 존중해가는 과정을 완성시킨다.

요리사 르네는 어른이고 나무보다 큰 괴물 오거는 아이들로 해석할 수도 있다. 르네는 처음에 오거의 음식을 부정했지만 황금을 얻은 뒤 태도를 완전히 바꾸고 괴물들을 위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파인다이닝보다 지렁이 젤리, 마녀 수프, 개구리 파이에 환호할 것이다. 아이들의 시각은 언제나 새롭고 지루할 틈이 없다. 이 괴상하고 신나는 끄트머리 식당에 나도 가보고 싶다. 56쪽, 1만6000원.

신수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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