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시 퇴근 이후
현대카드·커머셜 클라이밍 동호회
“함께 운동하니 동료애 깊어져”
글·사진 = 최근영 기자
“저기 위에 홀드 하나 더 있어. 나이스!”
지난달 22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실내 클라이밍장에서는 퇴근 이후에도 쉼 없이 응원과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벽을 오르던 누군가가 동작을 망설이자 동료들은 일제히 손짓으로 동선을 짚어주며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실내 암장에는 현대카드·커머셜 클라이밍 동호회 회원들이 모여 퇴근 후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김나랑(45) 기업금융심사팀 시니어 매니저는 “클라이밍 경력이 10년 되는 분이 우리 회사로 이직하면서 동호회를 직접 만드셨다”며 “저도 그때 처음 시작했는데 재미에 빠져 회장까지 맡게 됐다”고 말했다. 동호회 정기 모임은 한 달에 두 번 열리며 참여도가 높은 회원들은 개인 자유이용권을 끊어 주 2∼3회 암장을 찾는다고 한다. 김 시니어 매니저는 “클라이밍은 짧은 시간 안에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며 “즉각적인 성취감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말했다. 2022년 9월에 만들어진 현대카드·커머셜 클라이밍 동호회의 현재 회원 수는 26명이다.
하루 시작부터 퇴근 후의 클라이밍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었다. 회사에서 곧장 암장으로 온 박정원(37) 디지털OP 매니저는 “클라이밍하는 날에는 아예 운동복 차림으로 출근한다”며 “도착하면 발부터 씻고 스트레칭을 한 뒤에 난도가 낮은 문제부터 몸을 푼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이밍에 대해 “한 문제씩 짧게 집중할 수 있어 퇴근 후에도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직 직장인들에게 클라이밍은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박 매니저는 “머리는 과부하인데 몸은 굳어 있는 상태로 하루를 보내다 보니, 퇴근 후에는 긴장과 근육을 모두 풀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클라이밍을 하면 오히려 일도 더 잘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 3∼4회 클라이밍을 한다며 지난해에는 회사 간 동호회 교류 대회에도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퇴근 후 함께하는 시간은 동료 사이의 거리를 자연스럽게 이어주기도 한다. 강명소(40) 기업금융2팀 매니저는 동호회를 통해 동료 간 관계가 한층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이밍 활동을 하면서 동료들과 친구처럼 지내게 됐다”며 “퇴근 후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행도 가고 집들이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부터 꾸준히 클라이밍을 해온 그는 “일정 난이도를 넘어서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집요함과 집중력이 길러진다”며 “이런 성향이 회사 생활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밤이 깊어질수록 실내 암장 안의 응원 소리는 더 커졌다. 퇴근 후의 시간을 함께 채워가는 이들에게 클라이밍은 단순히 취미를 넘어 일상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루틴이 되고 있었다. 강명소 매니저는 “올해는 자연 암벽 등반에 도전하는 것이 동호회의 새로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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