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미국의 관세 승전보 사실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30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1년 전만 해도 우리는 죽은 나라였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나라”라고 밝혔다.

그는 “관세 덕에 우리는 연방 재정 적자를 1년 만에 27%나 줄였고, 월 무역 적자를 77%나 삭감했다”면서 “미국이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자신이 주도한 ‘관세 전쟁’의 성과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경제 지표는 아마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관세 전쟁을 통해 미국이 거둔 성과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많다.

이런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는 과거의 경험 때문일 것이다. 세계 주요국 간의 관세 전쟁은 이번에 처음 벌어진 것도 아니고, 아마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그동안 관세 전쟁을 일으킨 곳은 대개 강대국에 속하는 나라였다. 약소국이 관세 전쟁을 일으킬 경우 단기간에 자멸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강대국이 관세 인상을 통한 보호무역을 할 경우 관세 인상 품목은 대개 그동안 무역 적자를 낸 것으로 선정한다. 따라서 관세를 인상하면 단기적으로 무역 적자가 줄거나 흑자로 돌아서게 되고, 재정 적자도 줄거나 흑자로 돌아서게 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중장기적으로도 이어질까. 특정 강대국이 관세를 인상하면 시차를 두고 다른 나라도 거기에 맞춰 대응하게 된다. 동일한 방식으로 관세를 인상할 수도 있고, 해당 국가와 무역을 줄이고 새로운 교역 파트너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관세 인상을 시작한 나라가 초기에 얻었던 ‘이익’은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이 관세 전쟁을 일으켜서 잃는 게 경제적인 것뿐일까. 미국이 일으킨 관세 전쟁은 2차 대전 이후 공산주의 진영에 맞서 유럽과 아시아의 대만·일본·한국 등으로 연결된 동맹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발전된 ‘국가 안보(National Security)’나 ‘국가 이익(National Interest)’이란 개념에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군사, 외교, 문화 등 모든 요소가 포함된다. 중장기적으로 이런 요소를 모두 포함했을 때 이번 관세 전쟁은 과연 미국에 득이 될까, 실이 될까.

조해동 기자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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