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문10답 -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

 

3000t급 디젤 8~12척 수주전

HD현대重·한화오션 공동응찰

AI·에너지협력 패키지딜 검토

최종 후보 독일 업체와 경쟁중

 

올 상반기 우선협상대상 선정

수주땐 40조원 생산유발효과

장보고-Ⅲ 배치-Ⅱ 1번함인 장영실함 진수식이 지난해 10월 22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열리고 있다. 장영실함은 대한민국 기술로 건조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으로 한층 강화된 정밀타격능력과 수중작전능력을 자랑한다.  연합뉴스
장보고-Ⅲ 배치-Ⅱ 1번함인 장영실함 진수식이 지난해 10월 22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열리고 있다. 장영실함은 대한민국 기술로 건조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으로 한층 강화된 정밀타격능력과 수중작전능력을 자랑한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특사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캐나다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총 60조 원 규모인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CPSP는 최대 12척의 3000t급 디젤 배터리 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팀을 이뤄 수주에 응찰했고, 현재 최종 후보에 올라 독일 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오는 3월 최종 제안서 접수에 이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강 실장은 사업 수주 전망과 관련해 “쉽지 않지만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최근 우리 정부에서 진행된 방위산업 관련 프로젝트 중 가장 규모가 큰 CPSP를 수주하면 최소 40조 원 이상의 국내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1.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이란

기존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한 재래식 잠수함 도입 사업으로, 2021년부터 추진 중이다. 3000t급 디젤 잠수함 8∼12척 도입을 포함한 60조 원 규모로, 폴란드 잠수함 사업의 약 5배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캐나다는 선도함 도입 시점을 2035년경으로 설정하고 있다. 사업 규모 60조 원은 건조비 약 20조 원과 유지·보수·정비(MRO) 비용 약 40조 원을 합친 액수다. 지난해 8월 26일 캐나다 정부가 적격 공급업체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와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최종 후보가 한국과 독일 대결로 좁혀졌다. TKMS는 재래식 추진 잠수함 분야에서 세계 최대 공급자로 꼽히며 노르웨이와 공동 개발 중인 212CD 잠수함을 내세웠다. TKMS는 1980∼1990년대 한국의 209급(1200t급) 장보고-I 잠수함 도입 당시 핵심 건조 기술을 전수한 독일 하데베(HDW)조선소를 2005년 인수합병했다. HDW는 TKMS의 자회사로 한국 잠수함 건조 기술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당시 한국은 설계도는커녕 특수강 용접 기술조차 부족한 처지였지만 34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3000t급 장보고-Ⅲ(KSS-Ⅲ) 배치-Ⅱ 모델을 앞세워 독일의 최신형 ‘Type 212CD’와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2. 캐나다가 신형 잠수함 도입한 이유는

캐나다는 세계 최장 해안선을 보유한 국가로 대서양·태평양·북극 3대 해역에서 상시 감시·대응 능력을 갖춘 수중 전력이 필요하다. 1998년 영국에서 중고로 도입한 4척의 2400t급 빅토리아함을 운용해왔으며 현재 노후화로 인한 가동률 문제로 실제 작전 물량은 1척에 머물고 있다. 북극해 등에서 러시아·중국 잠수함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은밀 감시 능력을 갖춘 최신형 잠수함으로 억지력을 강화할 필요가 커졌다. 또 북극 주권 보호를 위한 북극 작전 능력 확보가 핵심이다. 이 사업은 캐나다 해군의 작전 능력 강화는 물론, 북극 항로 방어·해양 주권 수호 등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수주 경쟁국인 독일은 지난 2019년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경쟁에서 자신들이 기술 이전한 한국에 패했다.

3. 수주전 뛰어든 한국 기업은

한국에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을 꾸려 이번 CPSP 수주전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최신 장보고-Ⅲ(3000t급) 도산안창호함을 2021년 해군에 인도했고, 개량형인 3600t급 장보고-Ⅲ 배치-Ⅱ는 3척 모두 한화오션이 수주했다. 정부가 발주한 3000t급 잠수함 6척 중 5척이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을 포함해 한화오션의 거제 조선소에서 지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에 1400t급 잠수함 3척을 2019년 수출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도 조선 분야에서 쌓아온 잠수함 창정비 역량을 무기로 내세운다. 이 밖에 현대자동차그룹과 대한항공 등도 모빌리티·항공 분야에서 코리아 원팀을 측면 지원한다.

4. 독일·노르웨이 국적 경쟁사는 어느 곳?

독일에서는 TKMS가 CPSP에 참가했다. TKMS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재래식 잠수함 제조업체로, 나토 재래식 함대의 약 70%를 공급하고 있다. TKMS는 독일·노르웨이가 공동 개발 중인 재래식 동력 공격 잠수함 212CD를 내세우고 있다. 212CD형 잠수함은 수상 배수량 2500t, 수중 배수량 2800t이며 길이는 73m, 폭은 10m다. 디젤 엔진과 리튬이온배터리, 고분자 전해질막(PEM) 연료 전지 기반의 차세대 공기 불요 추진(AIP) 시스템을 사용해 최대 41일 동안 잠수 작전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TKMS는 독일·노르웨이 기업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TKMS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5. 한국 vs 독일 장단점은

이번 수주전에서 한국이 지닌 최대 강점은 납기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 노후화된 잠수함으로 인해 전력 공백이 심각한 캐나다는 빠른 납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캐나다에 통상 계약 체결 이후 9년이 걸리는 도입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실장은 “우리는 캐나다가 원하는 시기에 즉시 납품할 수 있는 건조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가격과 최신 잠수함 성능 등의 부문에서도 한국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독일은 캐나다와 나토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안보협력 가능성이 최대 무기로 꼽힌다. 현재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월등하지만 잠수함 부문에서는 독일이 오랜 건조 경험을 갖고 있고, 특히 소형 디젤 잠수함에 강점을 지녔다. 잠항 지속 능력도 관건이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체계를 제안했다. 기존 납축전지보다 잠항 시간을 3배 늘린 이 기술은 얼음으로 덮인 북극해에서 부상 없이 작전해야 하는 캐나다 해군이 혹할 강점으로 평가된다. 반면 독일 TKMS는 검증된 연료전지 AIP 기술과 노르웨이 콩스베르그의 ‘ORCCA’ 전투체계를 결합해 신뢰성을 강조한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표준 무장과의 완벽한 호환성은 한국이 넘어야 할 가장 높은 산이다. 콩스베르그의 ‘ORCCA’ 전투체계는 나토 표준 무장과 완벽히 호환된다. 이는 미군 및 연맹국과의 상호운용성을 중시하는 캐나다 해군의 보수적 요구를 공략하는 핵심 카드다.

6. CPSP 평가항목과 배점 및 일정

평가 배점은 잠수함 플랫폼 성능 20%, MRO 비중 50%에 전략·경제적 파트너십 15%, 금융·사업 수행 역량 15%가 각각 배정됐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는 올해 6월 이후로 예정돼 있다. 주목할 점은 캐나다의 평가 구조다. 잠수함 자체 성능 배점은 20%에 불과하다. 대신 MRO와 현지 경제 기여도가 무려 65%를 차지한다.

잠수함 건조 기술은 거의 대등한 상황에서 캐나다는 잠수함만 잘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 캐나다 산업에 무엇을 남길 수 있는지, 일자리와 기술이전을 어떻게 보장하는지, 장기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는지 등 절충교역을 중시한다. 수주 성공을 위해서는 캐나다 정부 및 관련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현지화 전략과 기술이전 및 현지 생산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한국은 역대급 ‘원팀’ 카드를 던졌다.

7. 한국과 독일의 절충교역 패키지는

한국은 CPSP 수주전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절충외교를 고리로 한 국가 간 총력전으로 비화하고 있는 만큼 ‘패키지딜’을 제시할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최대 철강업체인 알고마스틸과 캐나다 잠수함 사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캐나다의 인공지능(AI) 기업인 코히어와 AI 기술 협력을 위한 3자 MOU를 맺었고, 한화시스템은 캐나다 위성통신기업 텔레샛과 저궤도(LEO) 위성 통신 협력을 위한 MOU 등을 체결했다. HD현대는 에너지 분야에서 HD현대오일뱅크를 중심으로 캐나다 원유업체와 협력해 잠수함 사업 기간 동안 수조 원 규모의 원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수소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캐나다가 보유한 풍부한 천연자원에 주목하며 수소 분야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협력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도 자국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을 통한 현지 생산시설 확대, 우주·AI·희토류 분야 협력 등을 패키지 카드로 내밀고 있다.

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 특사단 파견 이유는

강 실장을 비롯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청와대 및 정부 최고위 인사들로 특사단을 꾸린 것은 대규모 방산 사업의 경우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한국 업체의 잠수함 기술력은 독일보다 우수하지만, 캐나다와 독일이 나토 회원국으로 안보 협력을 지속해온 점은 불리한 요소로 지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 측 특사단은 협력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K-방산’ 성과 도출을 위해 직접 출국길에 오른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강 실장은 지난해 10월 폴란드·루마니아·노르웨이, 11월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를 각각 방문했다. 지난해 12월 말엔 폴란드로 다시 날아가 ‘천무’ 유도미사일 공급계약 체결을 측면 지원했다.

9. 수주 시 한국이 얻을 이점은

코리아 원팀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는 경제적 이익은 물론 한국 방산·조선업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서 강 실장은 CPSP 수주 시 국내 생산유발 효과만 최소 4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300여 개 협력 업체에 일거리가 주어지는 것은 물론 2만 개 이상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방산 부문에선 캐나다 사업 수주를 발판 삼아 향후 다른 나토 국가로 수출할 때 유리한 입지를 갖게 된다. 서방 방산 시장에서 한국이 핵심 지위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이 수주전 승리에 이어 초대형 방산 프로젝트인 CPSP를 차질없이 수행하면 세계 최고의 잠수함 건조 기술력도 과시할 기회가 생긴다.

10. 현재 판세는

정부 안팎에서는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독일의 수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잠수함 성능과 함께 납기 준수 역량을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특사단의 이번 출장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합류하면서 판세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바뀌었다. 캐나다 정부는 한국에 잠수함 수주 대가로 현대차의 현지 공장 건설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특히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계기로 방한해 한국 잠수함의 성능에 감탄했다고 한다”며 “현재 판세는 50 대 50”이라고 내다봤다. 강 실장은 “캐나다는 독일과 함께 나토 안보 협력 체계에 들어 있다는 인식이 있어 한국이 빈 곳을 뚫고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다”며 “우리 잠수함 기술력이 훨씬 낫다고 평가하고 있는 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나윤석 기자, 이근홍 기자, 최지영 기자
정충신
나윤석
이근홍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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