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 해외 ‘설탕세’ 성공 사례

해외에서는 설탕세가 보편적인 정책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비만·당뇨 등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과도한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 가당 음료(SSB·Sugar-Sweetened Beverages)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1월에 발표한 ‘2025년 전 세계 가당 음료 세금’ 보고서에서 “가당 음료 세금은 비감염성질환(NCD) 예방을 위한 핵심 정책수단”이라며 각국에 설탕세 관련 세제 도입을 권고했다.

멕시코는 설탕세 시행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4년부터 가당 음료에 ℓ당 세금을 부과한 결과, 도입 후 2년간 음료 소비가 평균 7.6% 감소했다. 이후 다른 국가들이 설탕세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멕시코는 벤치마크 모델로 자주 거론돼왔다. 멕시코 정부는 2026년 경제 패키지를 통해 가당 음료 세율을 ℓ당 3.08페소(약 0.16달러)로 인상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 22억 달러 전액을 보건 예산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설탕 함량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차등 세율’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은 2018년부터 ‘설탕 음료 산업 부담금(SDIL)’을 도입해 100㎖당 설탕 함량에 따라 세율을 차등 부과하고 있다. 2028년부터는 과세 기준이 4.5g으로 낮아지고, 그동안 면제됐던 식물성 대체유 음료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등 규제가 강화될 예정이다. 프랑스는 2012년 설탕세 도입 이후 2018년 설탕 함량 연동 방식으로 세제를 개편하며 규제 강도를 높였다. 음료 업체들이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설탕 함량을 낮추는 ‘재배합’을 선택하면서 실제 당 섭취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에서는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가당 음료 과세를 제도화해 시행 중이며, 인도네시아는 올해부터 가당 음료에 설탕세를 공식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동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판매액의 50%를 일괄 부과하는 ‘종과세’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해왔으나, 올해 1월부터는 영국처럼 설탕 함량에 따라 차등 과세로 전환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WHO는 2024년 7월 기준 최소 116개국이 국가 단위로 가당 음료에 소비세를 부과하고 있음에도, 각국의 설탕세 수준이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330㎖ 탄산음료 기준 소비세가 판매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조사 대상 국가의 중앙값이 2.4%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WHO는 과세 대상을 탄산음료에 한정하지 말고 다양한 가당 음료로 확대해 물과 무가당 음료로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소비’가 유도되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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