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애니 1위 ‘너자 2’ 25일 국내 개봉

 

작년 1월 공개 22억달러 수익

역대 글로벌 박스오피스 5위

수입 98%가 중국 대륙·홍콩

 

中 고전신화 판타지물 재해석

‘요괴·인간·신선’ 동양적 배경

 

백악관 연상되는 옥허궁 등장

‘反美 영화’ 해석될 여지 있어

‘너자2’의 감독 교자(본명 양위·만두를 좋아해 지은 예명)는 의대 출신의 독학 애니메이터다. 감독과 제작진은 주인공 너자를 비롯해 약 2억 개의 캐릭터들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장관을 만들어 냈다. 콘텐츠존 씨씨에스충북방송 제공
‘너자2’의 감독 교자(본명 양위·만두를 좋아해 지은 예명)는 의대 출신의 독학 애니메이터다. 감독과 제작진은 주인공 너자를 비롯해 약 2억 개의 캐릭터들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장관을 만들어 냈다. 콘텐츠존 씨씨에스충북방송 제공

만두 머리를 한 악동이 쿵후로 요괴를 소탕하는 예고편에 속아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다. 뚜껑을 열고 보니 ‘대륙의 아바타’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무협 액션 블록버스터 아닌가. 지난해 1월 29일 중국에서 개봉하고 누적 관객 3억2400만 명, 흥행 수입 22억 달러(약 3조2000억 원)를 벌어들이며 전 세계 애니메이션 중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영화 ‘너자2’(감독 교자)가 오는 25일 마침내 한국에 상륙한다.

‘너자2’는 콘텐츠 자체에 앞서, 지난 1년간 세운 숫자상의 기록이 먼저 이목을 끈다. 중국 영화 역사상 최고이며, 전 세계 박스오피스(실사·애니종합)에서도 ‘아바타’와 ‘어벤져스: 엔드게임’ ‘아바타: 물의 길’ ‘타이타닉’에 이어 역대 흥행 5위에 올라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범위를 좁히면, 현재 상영 중인 ‘주토피아2’가 ‘너자2’에 이어 역대 2위인데, 아직까지도 5억 달러의 격차를 남기고 있어 순위가 역전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너자2’의 범용성은 미국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대작과 비교해 매우 한정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박스오피스 모조 사이트에 따르면 ‘너자2’ 흥행수입의 98%가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발생했고 북미에서는 1%, 나머지 영국과 유럽 대륙, 라틴아메리카를 전부 합쳐 1%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관객 호응과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양보다 중국 무협 콘텐츠와 용왕, 신선 등 동양적 세계관에 익숙한 동아시아 시장에서는 좀 더 좋은 흥행성적을 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내용면으로 보자면 ‘너자2’는 중국 고전 신화 ‘봉신연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말썽쟁이로 낙인찍힌 소년 너자가 운명에 맞선 모험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무협지 속 영웅의 서사답게 대규모 인해전술 전투신이 그려지는데, 흡사 ‘아바타’의 중국 버전처럼 다가온다. 140만 컷에 달하는 특수효과 시퀀스는 완성도 측면에서 흠잡을 데 없다. 다만 중국 특유의 감성이 짙게 깔린 캐릭터와 유머는 그간 디즈니 등 할리우드 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관객들에겐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영화 속 세계관은 신선, 인간, 요괴가 뒤섞여 사는 세상이면서 요괴보다 인간이 우월하고, 인간보다 신선이 위에 있는 고착화된 계급 사회다. 수련을 통해 신선의 자격증을 얻은 이들만 기거할 수 있는 천상 옥허궁은 먼지 한 톨 없는 궁궐이며 인간 영주와 장군, 농민이 사는 진당관은 중간계답게 생활상이 묻어 있다. 가장 아래 요괴들은 지하세계, 특히 반란을 꾀한 용족은 쇠사슬에 묶여 심해에 가두어져 있다.

이 세계관은 관점에 따라 반미(反美) 영화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옥허궁은 백색으로 표현돼 미국 백악관을 연상시킨다. 또한 팔각형으로 구성된 옥허궁의 외형은 미국 국방부인 펜타곤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있다. 천존의 대리자로 옥허궁을 관장하는 무량신선이 시험을 통과한 너자에게 주는 녹색카드 또한 미국 영주권자에게 부여하는 ‘그린카드’(Lawful Permanent Resident Card)를 뜻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겉으로는 온화하나 속으로는 끝을 모르는 탐욕으로 가득 찬 무량신선 등 옥허궁의 사람들에게 수천 년 전 패배한 뒤 하늘을 날던 용족은 쇠사슬에 칭칭 감겨 빛 한 점 볼 수 없는 심해에 유폐됐다. 이런 용들이 결박을 풀고 다시 하늘로 승천하는 ‘너자2’의 서사는 어쩌면 미 제국주의에 대항한 중국 굴기와 중국몽의 실현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어 더빙은 영화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크게 낮췄다. 전문 성우진 외에도 특별 캐스팅이 눈에 띈다. 배우 손현주가 무량신선을 맡아 코믹하면서도 근엄하고, 사악한 인물의 다양한 면모를 전달한다. 남자아이인 너자 목소리의 주인공은 정지소다. 평소 연기에서 접할 수 없는 정지소의 새로운 목소리를 들려준다. 고규필은 너자의 스승인 태일사부로 분해 유쾌하고 호방하게 웃는 목소리를 잘 어우러지게 표현했다. 12세 관람가.

이민경 기자
이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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