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엑스 캡처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엑스(X)에 캄보디아 범죄 조직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를 올렸다가 삭제한 것과 관련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패가망신’ 운운하며 호기롭게 날린 SNS 경고장이 상대국 정부의 문제 제기를 부르고, 결국 삭제로 끝났다”면서 “삭튀(삭제 후 도망)로 귀결된 국제적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 국가 원수의 발언은 그 자체로 국가의 공식 입장으로 간주된다. 그런데 이를 하루 이틀 만에 삭제한다는 것은 외교에 대한 심각한 인식 부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나 의원은 “외교에는 ‘삭제 버튼’이 없다. 한 번 뱉은 말은 기록이 되고,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를 뿐”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부동산 정책을 예로 들며 대통령의 SNS 발언 방식 전반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나 의원은 “민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라며 “무책임하게 SNS에 내뱉는 말 한마디에 시장은 요동친다. 집값은 치솟고, 서민들의 대출길은 막히며,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진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이 대통령식 ‘SNS 삭튀’ 방지를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개인의 SNS 계정으로 정책이나 외교 메시지를 던지고 마음대로 삭제한다면, 이는 권력 행사의 흔적을 의도적으로 지우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국가의 약속”이라며 “그 약속을 함부로 지우고 감추는 권력은 결국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은 게시물을 통해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 빈말 같습니까? 대한민국은 한다면 합니다! 끝까지”라는 글을 적은 바 있다. 또 이를 캄보디아 공용어인 크메르어로도 병기했다.

당시 해당 메시지는 최근 범정부 초국가범죄 대응팀(TF)이 캄보디아에서 70여 명의 피의자를 강제 송환하는 등 가시적인 단속 성과를 내는 상황에서 관련 범죄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캄보디아 현지 언론과 등 일부에서 해당 게시물이 캄보디아 국가 전체를 범죄 집단으로 낙인찍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이에 캄보디아 외교부는 김창룡 주캄보디아 대사를 불러 이 대통령이 크메르어로 글을 작성한 구체적인 배경과 의도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 측의 우려 섞인 문의가 전달된 이후 이 대통령의 게시글은 삭제됐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임정환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1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