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선거 연령을 만 16세로 낮추는 방안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김민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장 6·3 지방선거부터 적용하기 위해 논의하자고도 했다. 김 의원은 ‘정당법 개정으로 정당 가입 연령이 18세 이상에서 16세 이상으로 하향된 것’을 중요 근거로 제시했다. 선거 연령 하향 등 학생의 정치 참여 확대는 진보 진영에서 제기해왔고, 지금도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교육감 선거에 한해 16세로 낮추자는 의견이 있는 것 등을 고려할 때 장 대표 제안은 충격적이다.
민주주의 역사가 선거권 확대의 역사이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도 하한이 만 21세(1948∼1960년), 20세(1960∼2005년), 19세(2005∼2019), 18세(2019∼현재)로 낮아졌지만, 16세로 낮추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고등학생이 모두 선거권자가 된다는 의미로서, 정치적 판단 능력, 선거철마다 학교가 정치에 휘둘릴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민주주의 역사가 훨씬 긴 미국·영국 등에서도 그런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 전면 도입한 나라는 오스트리아뿐이며, 영국·독일 등 일부 국가의 일부 지역이 일부 선거에 한해 실시하는 게 현실이다.
국민의힘 내부는 물론 여당에서도 뜬금없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교실의 정치 오염 가능성을 걱정해온 기조와도 상충된다. 최근 교육부가 6월 지방선거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할 고교 3학년생에게 ‘유권자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집중 비판했다. 장 대표 주변에선 젊은 세대의 보수화로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런 얄팍한 정략 때문에 교육을 망칠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면 보수 정치를 입에 담을 자격도 없는 무책임한 행태다.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1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