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 관련사건 SNS 통해 지적

 

李 “법리상 되지도 않는 사건”

사실상 셀프 ‘재판 가이드라인’

 

법조계에선 비판 목소리 거세

“검찰이 정권압박 받고 있는것”

검찰이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1심 선고에 대해 항소를 포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 개발 모습. 뉴시스
검찰이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1심 선고에 대해 항소를 포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 개발 모습.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이 알려진 5일 “법리상 되지도 않는 사건으로 나를 엮어보겠다고 거짓 증거까지 냈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리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관련 사건으로 재판받는 당사자인 이 대통령이 재판에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X(옛 트위터)에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관련 검찰 항소 포기에 대해 “법리상 되지도 않는 사건으로 나를 엮어보겠다고 대장동 녹취록을 ‘위례신도시 얘기’에서 ‘위 어르신 얘기’로 변조까지 해서 증거로 내더니…”라는 글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검찰, 이 대통령 겨냥 위례 사건 항소 포기…그렇게 할 수밖에 없던 이유’라는 제목의 한 기사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이 올린 글에 대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논란의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에 이어 위례신도시 사건까지 항소 포기가 이어지는 게 정상적 상황은 아니다”라며 “결국 법원·검찰의 결정이 대통령과 정권의 압력에 영향받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증거조작을 언급하며 검찰의 조작 기소를 문제 삼은 이 대통령의 글과 해당 사건 1심 재판부의 무죄 선고 취지가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민간업자들이 공사 ‘비밀’을 활용해 사업권을 취득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성남시의 계획승인·분양·아파트 시공 등 후속 단계를 거친 만큼 사업자 지위와 배당이익이 직접 인과관계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무죄 선고 취지 자체가 증거조작에 의한 정치적 기소였다는 이 대통령의 주장과 다른 셈이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과 판박이로 꼽히는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사건에 검찰 지휘부가 항소 포기 결정을 내렸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쉬쉬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서울지역 검찰청에 근무하는 한 차장검사는 “대장동 항소 포기 당시 그 난리가 났는데 지금 누가 글을 쓸 수 있겠냐. 인사를 보면 다들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대장동 사건은 민간업자들에게 징역 4∼8년이 선고됐음에도 항소를 포기해 말이 많았는데 피고인 모두 무죄가 난 사건에 대해 항소하지 않은 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사건을 검찰의 조작 기소로 규정하면서 관련된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 재판은 중단됐지만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에게 비공개 자료를 유출해 사업자로 선정되게 해 211억 원대 이익을 몰아준 혐의 등으로 재판받고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역시 진술 회유를 주장하며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황혜진 기자, 노민수 기자
황혜진
노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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