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증가율 4년만에 최고

 

카드 등 비현금 수단 증가에도

금리 낮아져 화폐 수요 늘어

소비쿠폰 등 현금지원 여파도

국가 재정 건전성 악화 전망

지난해 대대적인 현금성 지원의 여파로 시중 화폐 증가율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210조6957억 원으로 2024년 말(193조1520억 원)보다 9.1%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공급이 늘면서 화폐발행잔액이 급증했던 2021년(13.6%)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화폐발행잔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6년 12.2%, 2017년 10.8%, 2018년 6.9%로 점차 둔화하다가 2019년 8.9%로 반등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고조였던 2020년에는 17.4%로 뛰었고, 2021년에도 13.6%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후 금리 인상과 대면 상거래 정상화에 따라 한은의 화폐 환수율이 상승하며 2022년 4.4%로 낮아졌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현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높아지고 예금 수요가 늘어 은행 등을 통해 환수되는 화폐가 늘어난다. 2023년에는 3.6%로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2024년 말 다시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6.7%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째 상승했다. 최근 카드 등 비현금 지급수단 사용으로 현금 수요가 줄고 있지만, 지난해 금리 인하에 더해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금 지급이 이뤄지면서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상승한 것이다.

화폐발행잔액이란 한은이 발행한 금액에서 환수한 금액을 뺀 것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현금)의 양을 의미한다. 화폐발행잔액의 경우 유동성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협의통화(M1), 광의통화(M2)와 상관관계가 크다. M1의 경우 민간이 가진 현금과 요구불예금(보통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을 합친 것이고 M2는 M1에 정기예금이나 적금, CMA 등 2년 미만 금융상품 등을 추가한다. M2의 경우 2024년 말 기준 3823조1120억 원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2022∼2023년 고금리 영향으로 시중 화폐가 많이 환수됐던 기저효과에 더해 금리가 다시 낮아지면서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확대됐다”며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금에 따른 소비 증가로 화폐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소비쿠폰 13조2000억 원,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추가 8조 원 규모의 현금성 지원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화폐 액수 자체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동성이 증가하면 화폐가치 대신 실물가치가 상승하면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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