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외이사 임기 3년 제한 검토

 

尹정부 시절 사외이사 교체 의도

3년 임기 땐 전문성 약화 우려

되레 거수기 의결 부추길 수도

“글로벌 기조 역행” 비판 목소리

금융위원장 - 금감원장 대화

금융위원장 - 금감원장 대화

이억원(앞줄 왼쪽) 금융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찬진(〃 오른쪽) 금융감독원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의 일환으로 사외이사 임기 단축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CEO가 사외이사로 참호를 구축해 ‘셀프 연임’하는 관행을 깨기 위해서다. 이 같은 임기 제한에 대해 이사 업무성과를 제약하고 유능한 이사 확보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가 금융사 사외이사 임기를 2+1년 또는 3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이사회가 CEO와 임기를 함께하며 연임 관행을 조성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근거하고 있다. 금융사 사외이사 임기는 법상 최대 6년이며, 주요 금융지주들은 최초 임기 2년에 1년 단위로 3∼4번까지 연임이 가능하도록 내부 규범을 두고 있다. 이에 사외이사들이 자신의 임기 연장을 위해 경영진의 눈치를 보게 되고, 이사회가 CEO 연임을 돕는 조직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외이사 대다수가 금융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짧은 임기로 인해 오히려 거수기 의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한 금융사 사외이사를 지낸 법학 전공 교수는 “임기 단축 시 바보를 새로운 바보로 교체하는 것에 그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사 내부에서도 사외이사들이 경험을 축적할 시간도 갖지 못한 채 주요 의사 결정을 맡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는 지난 2023년 금융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대부분의 사외이사는 5∼6년 차에 전성기를 맞이한다”면서 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한 상법 개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가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대 9년으로 연장하되 3연임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조건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제안했다.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사외이사 임기와 업무 성과 간에 ‘역U자형’으로 나타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지나치게 오래되면 권력화되지만 적정 수준의 임기는 경험 축적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가뜩이나 까다로운 사외이사 자격 요건에 임기 단축으로 구인난 심화는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게 금융권과 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행 제도하에서도 겸직 제한이 심하고 보수도 통제받는데 임기마저 줄어들면 매력도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권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연임이 지배구조 개편 논의 과정의 집중 타깃으로 설정되면서 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의 금융권 진입을 위해 이사회 물갈이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사외이사의 임기를 사내이사나 비상무이사와 차등하는 것의 법적 정합성이 있는지도 따져볼 지점이다.

김지현 기자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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