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타트 종료
미 국무 “중 없이 군비통제 불가”
트럼프 “선수 두어명이 더 관여”
러는 반발 “어떠한 의무도 없어”
미·중·러, 잇단 국방 확충 의지
핵무기 현대화 경쟁 치열해질듯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미국과 러시아 간 마지막 남은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이 5일(현지시간) 만료됐다. 뉴스타트는 1972년 미·러 간 전략무기제한협정1(SALT1) 이후 54년간 이어진 핵 군축 조약 중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조약이다. 2011년 2월 발효된 뉴스타트 만료로 세계가 핵무기 통제 없는 시대로 들어서게 되면서 핵확산방지조약(NPT)까지 무력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4일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뉴스타트 만료 관련 의견을 묻는 질의에 “지금 당장 뉴스타트에 관해 발표할 게 없다”고 답했다. 이어 “과거에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하지 않고는 21세기에 진정한 군비 통제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그들(중국)의 방대하고 급속히 증가하는 (무기) 비축량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8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뉴스타트와 관련해 “만료되면 만료되는 것이고 더 나은 합의를 할 것”이라며 “선수 두엇이 더 관여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과 러시아만 뉴스타트를 연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중국을 포함하는 새로운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뉴스타트 만료와 관련해 러시아는 핵무기 증강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뉴스타트 당사국들이 핵심 조항을 포함한 조약 맥락 속에서 더는 어떠한 의무나 대칭적 선언에 구속되지 않으며 원칙적으로 다음 조치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가정한다”며 “잠재적인 추가 위협에 맞서 단호한 군사기술 조처를 할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트는 2010년 4월 8일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체결해 2011년 2월 5일 발효됐고, 2021년 2월 5년간 연장됐다. 이 조약은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총 1550기로 제한했다.
뉴스타트의 만료로 세계 양대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의 군비 경쟁이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조 달러(약 1500조 원) 수준의 국방비 증액을 예고했고, 미 국방부는 새로운 국방전략(NDS)에서 핵전력 현대화를 공언했다. 이에 신형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와 차세대 ICBM ‘센티넬’의 빠른 실전 배치가 예상된다. 러시아도 세계 최초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 핵 추진 수중 드론 ‘포세이돈’, 세계 최대 크기의 ICBM ‘사르마트’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역시 지난 3일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과 미국의 핵전력은 전혀 같은 수준이 아니다. 현 단계에서 중국에 핵 군축 협상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공평하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밝힌 만큼 핵무기 증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2030년까지 핵무기 1000기 이상을 보유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양국이 후속 프레임워크에 합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병기 특파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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