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정치적 명운을 걸고 결정한 조기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의 역사적 압승이 확실시된다. 자민당은 선거 직전 의석수가 전체 465석 중 198석이었으나, 8일 치러진 총선에서 274∼328석으로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NHK 출구조사에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중의원 판도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2년 재집권한 이후 10여 년간 이어진 ‘자민당 1강 체제’로 사실상 돌아가게 됐다.
이번 자민당 압승의 주된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인기가 꼽힌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에서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 의석수 합계가 절반을 겨우 넘는 233석이어서 정치 기반이 불안정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지난달 23일 중의원(하원)을 전격적으로 해산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내각 지지율이 60% 안팎으로 고공 행진 중일 때 총선을 치러 확고한 여대야소 구도를 만들고, 야당이 차지하고 있던 예산위원장과 헌법심사회장 등을 되찾아와 여당 중심의 국회 운영을 하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중의원 해산 직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10%포인트 하락했고, 해산에 관한 여론도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게 나타나는 등 역풍이 불기도 했다.
여기에 기존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 공명당이 다카이치 정권의 보수화를 비판하며 ‘중도’를 기치로 내건 신당 ‘중도개혁 연합’을 결성하면서 선거 판세를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이런 이유로 인해 자민당의 위기론이 대두됐지만, 결국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와 높은 내각 지지율로 인해 난국을 돌파했다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유세 현장에는 마치 아이돌 가수 콘서트처럼 많은 사람이 몰렸다. 다카이치 총리는 명료한 표현으로 ‘강한 일본’을 만들고 국력을 강화하겠다며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자민당이 유튜브 계정에 올린 ‘다카이치 총재 메시지’는 정치 영상으로는 이례적으로 조회 수 1억 회를 넘겼고,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자민당과 관련된 글이 작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와 비교해 늘었다.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가 주목받으면서 보수층도 자민당 중심으로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우익 성향 참정당은 이번 총선에서 의석수를 늘리기는 했지만, 지난해 참의원 선거 때와 같은 돌풍을 일으키지 못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이 혼전 지역구에서 ‘다카이치 인기’를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해 효과를 얻었다고 풀이했다. 자민당 관계자도 이번 총선에 대해 ‘완전히 다카이치 총리 인기에 의존하는 선거’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선거 성격을 사실상 ‘정권 선택’ 선거로 규정한 것도 자민당 압승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는 지난달 19일 중의원 해산 의사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총리직을 걸겠다’며 “다카이치 사나에가 총리여도 좋은가를 주권자인 국민이 정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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