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논설위원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와 주변 도시 관광지는 별로 북적이지 않았다. 한국인이 많은 편이었지만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생긴 변화라고 한다. 가이드는 일본인들은 한 해 수백만 명씩 오던 중국인이 줄어든 것을 오히려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계속된 여파다.

실제로 중·일 간 항공편은 급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당국이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한 11월 14일 중-일 항공편은 5747편이었으나 지난 5일 3010편으로 48%나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센다이, 이바라키, 니가타 등 일본 공항 10곳은 중국 노선이 사라졌다. 오는 15일부터 9일간 이어지는 중국 춘제(春節) 연휴 기간에 일본 방문 중국인은 전년 대비 6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2019년 959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고 코로나19 때 급감한 뒤 다시 회복해 2023년 242만 명, 2024년 698만 명, 지난해 1∼6월 480만 명으로 급증해왔다. 그런데 양국 간 갈등 격화로 드라마틱하게 바뀐 것이다.

중국의 한일령(限日令)으로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올해 춘제 때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지 1순위로 한국이 꼽히면서 지난해보다 52% 증가한 23만∼25만 명의 유커가 방문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주중 한국 공관에 제출된 중국인 비자 신청 건수도 33만61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급증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 수는 2023년 221만 명, 2024년 488만 명, 지난해 579만 명으로 급증해왔다. 2016∼2017년 사드 사태 영향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이 금지되면서 서울 명동에 중국 관광객이 사라졌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한중일 3국은 그동안 사드 사태,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한·일 무역 마찰, 대만 문제로 인한 중·일 갈등 등을 겪어왔다. 그 영향은 군사외교, 경제, 관광, 문화 교류 등 전방위로 미친다. 국가 간 갈등을 아예 피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평상시 위기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압승으로 중국과 일본이 강 대 강 대결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걱정이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