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례적 소집… 상의, 연신 “죄송”
정부, 시장 혼란 조성 근절 의지
상의, 팩트체크 담당임원 지정
대통령·부총리 등 잇단 질타에
경제단체 분석 활동 위축 우려
고개 숙인 상의
정부가 대한상공회의소발(發) ‘국내 고액 자산가 해외 유출’ 관련 보도자료 배포를 ‘가짜뉴스’로 규정한 것을 두고 정부 안팎에선 시장 혼란 조성과 정부 정책 환경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를 이번 기회에 근절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의 ‘SNS 지적’을 필두로 부총리, 산업통상부 장관, 국세청장 등 기업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부 고위직들이 일제히 동원돼 대한상의를 질타하고 6대 경제단체를 단체 집합시킨 것은 경제계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 대한상의뿐 아니라 6대 경제단체 상근부회장을 소집해 ‘긴급 경제 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한 배경에 관해 산업부 측은 ‘미국 관세정책, 환율 변동성 등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경제단체와 현안 공유 및 대응방안 논의’와 함께 ‘대한상의의 부적절한 통계 등 보도자료 작성·배포 등 문제점에 대한 인식 공유 및 경제단체의 대(對)국민 신뢰도 제고를 위한 유사사례 재발 방지 논의’라고 설명했다. 앞서부터 주요 기업인들이 이 대통령 등 정부 측과 다 차례 회동한 만큼 이날 회의의 초점은 주말 사이에 논란이 불거진 대한상의 보도자료 사안에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의는 앞서 상속제 제도 개선을 목적으로 지난 3일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드파트너스의 자료를 인용한 ‘상속세수 전망 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높은 상속세 부담에 지난해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가 2400명으로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김 장관의 이날 회의에 앞서 임광현 국세청장은 전날 “해외 이주자 중 10억 원 이상 보유자는 연평균 139명 수준”이라는 반박자료를 내는 등 대한상의가 해외 기관의 불확실한 데이터로 국내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같은 날 “신뢰도가 매우 의심스러운 통계”라며 “보도자료를 생산·배포한 대한상의는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SNS를 통해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만 경제계 등 일각에서는 “향후 경제단체들의 각종 분석과 전망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전면적인 내부시스템 정비를 뼈대로 하는 재발 방지책을 즉시 마련해 당장 이번 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통계분석 역량을 갖춘 임원을 9일부로 ‘팩트 체크 담당 임원’으로 지정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이 해당 역할을 맡는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미국 출장 중 이번 사안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 신병남 기자, 최준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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