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훈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루 평균 17건 정도의 글을 SNS에 올린다. 자신의 회사 트럼프미디어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이 무대다. 예전 트위터(현재 X)에는 2020년까지 약 5만2000건 이상이었다고 한다. ‘SNS 정치’에 관한 한 지존이다. 불편한 언론 보도를 이른바 ‘가짜뉴스’ 프레임으로 묶어놓고 직접 나서는 여론 통제방식이다. 유력 언론과 전쟁도 불사한다. SNS 공개→댓글·논란 확산→언론 검증→정부 반응(정책 발표, 또는 수정) 패턴이 굳어졌다.

불리한 사실은 ‘조작’으로, 비판적인 견해는 ‘적대 행위’로 해석하는 게 백악관 참모들이나 행정부 장관들에게도 규칙이 됐다. 여론 대응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겠지만, 부작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SNS가 정책 신호인지, 감정 표현인지 불분명할 때가 많다. 국정과 SNS 정치가 혼재되면서 정책 일관성과 예측성이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유인원 사진과 합성해 표현한 인종차별적 내용을 포함했다. 비판이 거세게 일자 백악관은 “가짜 분노”라고 맞서다 공화당 내부 비판이 일고서야 삭제하면서 “직원의 실수”라고 둘러댔다. 사과하지도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즐겨 한다. 요즘은 휴대전화로 직접 X에 올린다. 지난달 22일 ‘주가 누르기 방지법’ 기사를 링크해 올린 것을 시작으로 설탕 부담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 등 지난 8일까지 50여 건을 올렸다. 하루 3건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에 비할 바는 아니나 반향은 못지않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X에 ‘존재하지도 않는 백만장자 탈한국’이라는 제목의 인터넷 매체 기사를 링크하면서 ‘가짜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대한상의 보도 자료가 사실과 다르며, 일부 언론이 검증 없이 인용 보도했다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사과했으나 산업통상부 장관, 국세청장까지 질책과 비판에 가세했다.

상속세 부담으로 부자의 해외 이주가 급증했다는 주장이 통계적으로 입증되지 않는다고 해서, 상속세 부담 문제 자체가 현실에서 사라지진 않는다. 대통령도 문제점을 지적했던 사안이다. 이제 누가 대통령이 불편해할 통계, 분석을 거론할 수 있을까. 권력 풍경이 닮아간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1
  • 좋아요 1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