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전 홍익대 법대 교수
오는 10월 2일부터 검찰청이 해체되면서 범죄에 대한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담당하고, 공소청으로 이름이 바뀌는 검찰은 오로지 기소와 공소 유지만을 담당하게 된다. 그런데 중수청 등에서 수사한 사건을 넘겨받은 공소청에서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서 기존의 수사 결과만으로는 공소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 공소청 검사가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보완수사를 직접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이런 경우 중수청 등에 보완해서 수사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만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가 정부와 여당 내에서 다퉈지고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소시효가 임박한 범죄 등에는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그 필요성을 긍정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은 허용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만 주기로 함으로써 대통령의 뜻과 반대되는 결정을 했다. 민주당은 수사와 기소의 철저한 분리를 관철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존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그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자 한다면, 새로운 제도가 기존 제도보다 우월하다는 확증이 있어야 한다.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 중수청 등에 넘겨줄 경우, 과연 중수청 등은 검찰과 달리 공평무사하게 수사권을 더 잘 행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답할 수 없다. 오히려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공소청 검사에게 스스로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중수청 등에 보완수사요구권만 주는 것이 타당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느 방안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는 데 더 효과적인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중수청 등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잘못됐다고 판단될 경우,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보완수사권을 제3자인 공소청 검사들에게 주는 방안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는 데 단연 유리하다.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서 1차 수사기관 담당자가 자신이 수사한 것의 잘못을 찾아내어 스스로 바로잡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 진행된 경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그리고 1차 수사기관이 아닌 제3자가 추가로 수사를 하게 된다는 사실 자체가 중수청 수사관 등에게는 수사를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프랑스의 몽테스키외가 ‘법의 정신’에서 ‘권력을 가진 자는 그 권력을 남용하려 한다는 것이 영원한 경험 법칙’이라고 말했듯이, 견제받지 않는 권한(수사권)은 언제나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 비교법적으로 검토해 봐도 영국을 제외하고 미국·독일·프랑스·일본에서는 검찰이 일부 범죄를 직접 수사하기도 하며, 선택적으로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보완수사권의 남용이 우려된다면, 보완수사권의 행사 현황을 매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 적절한 통제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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