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희 경제부 차장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이미 15%로 합의를 끝낸 상호관세율을 재차 25%로 올리겠다고 밝히며 정부의 대응 시나리오가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이 미 연방관보에 실제 게재되는지 여부나 게재되는 시점뿐만 아니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헌 재판 변수까지 겹치면서 ‘고차 방정식’으로 심화됐다. 정부 당국은 올해도 미국발(發) 불확실성에 대비하며 통상 이슈에 장기전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인 만큼 국회도 통상 환경 변수를 최소화하는 협조가 시급하다.
통상 당국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방침이 현실화되지 않는 것”을 한국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꼽는다. 현재 합의된 15%의 관세율이 지속되면서 한국도 국회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경우다. 그러나 한국과 비슷한 대미 투자 합의를 체결한 일본이 대미투자특별법 같은 법적 근거 없이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한국의 특별법 통과 때까지 한없이 기다려줄 가능성은 작다. 통상 당국도 미국 측을 설득하는 가장 시급한 카드로 특별법 통과를 꼽을 정도다.
특별법 국회 통과 이전에 미국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연방관보에 게재하고 한국에 대한 관세율 인상이 실현된 이후부터는 당국의 대응 시나리오가 더욱 복잡해진다. 우선, 미국이 관세율을 재차 인상한 시점과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시점 사이에 부과된 25%의 관세를 국내 수출 업계에 15%에 맞춰 환급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로 관세율 인하 소급 적용에 합의한 만큼 업계도 이를 기대하고 있으며 통상 당국도 이 같은 시나리오까지 고려해 미국의 연방관보 게재 시점을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또 한 가지 중대한 변수는 미국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전 세계에 상호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미 대법원의 위헌 판단 여부다. 특히, 통상 당국은 미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 관해 합헌 판단을 내릴 경우뿐만 아니라 부분 위헌 혹은 전체 위헌 판단을 내리는 경우까지 고려해 비상대응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미 대법원의 판단이 한국에 대한 관세율 재인상 시행 전에 내려지면 트럼프 행정부가 또 다른 관세 정책을 들고나올 경우까지 대비해야 한다.
이처럼 불확실성 변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 특별법 처리 지연은 한국의 통상 환경 전체에 뼈아픈 실책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판결 선고 예상이 나오고 있는 미 대법원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벌써 실무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율 재인상 관보 게재 조치까지도 내달 초순으로 예상되는 국회의 특별법 본회의 처리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관세 협상 타결 이후에도 당국이 비관세 장벽 후속 협의 등 불확실성이 가득한 관세 협상 연장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재 합의된 일정대로라도 여야의 특별법 처리가 이뤄져야 2025년에 이은 한국 수출 역대 최고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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