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발의 조문 1035개 전체분석

선심성 지역민원·재정 특혜 포함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며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등 광역 지방자치단체 행정통합을 독려하는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0일 “국가 행정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행정통합 법안의 철회 또는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발의된 행정통합 3대 특별법안을 전수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3대 특별법안의 1035개 조문 중 869개(84%)가 선심성 지역 민원, 과도한 재정 특혜, 견제 없는 인허가권 이양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특별법안 전체 조문의 44.9%(465개)는 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넘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교통부·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권한인 그린벨트 해제권과 환경영향평가 협의권을 통합 광역단체장이 갖는 것이 핵심이다. 경실련은 “개발 사업 주체인 단체장이 심판 역할까지 동시에 맡으면 환경 파괴와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을 안전장치가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경실련은 전체 조문 중 11.5%(119개)가 사회간접자본(SOC) 등 ‘선심성 지역 민원 사업’ 시행을 강제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안엔 ‘국립현대미술관 설치 의무화’같이 법률만으로 특정 시설 조성을 강제하는 조항이 담겼다고 우려했다. 경실련은 “국립의과대학 및 연구원 유치를 공모 절차 없이 확정한다는 조문도 있는데, 이는 특정 지역만을 위한 ‘입법 알박기’ 시도”라고 비판했다.

양도소득세나 법인세 등 국세 수입을 지자체 수입으로 돌리겠다는 재정 및 절차 특혜 관련 내용이 특별법안 전체 조문의 27.6%(286개)를 차지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지자체 산하 기관 운영비와 민간 기업의 전기료까지 국가가 영구히 부담하도록 하는 조항도 있다”며 “경제성 검증 절차인 예비타당성조사를 무력화하는 조항은 제2의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천문학적인 혈세 낭비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노지운 기자
노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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