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나우모프(24·미국)가 세상을 떠난 부모에게 올림픽 공연을 선사했다.
나우모프는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점수를 기다리며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꺼냈다. 나우모프는 기술점수(TES) 47.77점, 예술점수(PCS) 37.88점, 합계 85.65점이 전광판에 나타나자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올림픽 무대에 선 아들이 부모님께 드리는 인사였다.
나우모프는 1년 전 부모를 잃었다. 지난해 1월 29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상공에서 여객기와 미군 헬기가 충돌했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64명과 헬기 탑승 군인 3명이 모두 사망했다. 여객기 탑승 사망자 중 28명이 피겨스케이팅 선수, 가족, 코치였다.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 금메달리스트이자 유명 코치인 바딤 나우모프와 예브게니야 시슈코바 부부도 참사로 사망했다. 나우모프의 부모다.
나우모프는 참사 3일 전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열린 2025년 미국선수권에서 4위에 오른 뒤 곧바로 위치토를 떠났다. 그러나 그의 부모는 미국선수권 직후 진행된 유망주 훈련 캠프에 참가한 뒤 위치토를 떠나 집으로 돌아오다 목숨을 잃었다.
나우모프는 5세 때부터 부모의 지도를 받으며 스케이트를 익혔다. 셋이 마지막으로 함께 나눈 대화의 주제는 ‘2026년 올림픽’이었다. 나우모프는 첫 동계올림픽 출전으로 부모의 사랑에 보답했다. 나우모프는 쇼트프로그램이 종료된 뒤 “오늘 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등을 밀어주는 듯했다”면서 “그렇게 부모님을 느꼈고, 평온하게 연기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밀라노=오해원 기자
오해원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