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도소 담장 위의 2030 - (5) 위기의 2030을 구출하라 <끝>
‘조주빈 단죄’한 김호삼 변호사
경제 힘들수록 ‘사기범죄’ 기승
조직 잠입해야 정확한 수사가능
보이스피싱 ‘전담 재판부’ 신설
증언 협조 ‘형벌 감면’ 도입해야
관련범죄 대처하고 피해자보호
“경제가 어려울수록 일확천금을 노린 보이스피싱·마약 범죄는 기승을 부립니다. 수사 시스템과 사법체계도 상황과 구조에 맞게 진화해야 효과적으로 범죄에 대처하고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김호삼(사법연수원 31기) 법률사무소 송명 대표변호사는 지난 4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제도적 울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중앙·인천·광주지검 강력부장을 지낸 ‘강력통’으로, 지난 2020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재직 당시 전국을 충격에 빠트렸던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의율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주빈은 2021년 성착취물 제작·유포 등 혐의로 징역 42년을 선고받았다.
김 변호사는 범람하는 피싱·신종 사기·마약 범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만드는 현행법 체계의 맹점부터 짚었다. 실제로 경찰청이 5일 발표한 ‘피싱 범죄 특별단속’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 리딩방·로맨스 스캠·노쇼 사기·팀미션 등 신종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1만9973건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는 “로맨스 스캠·투자리딩방 등은 현행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상 즉각적인 피해 구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신속한 지급 정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보이스피싱은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지만 신종 피싱은 연애·투자 등 ‘대가 관계’가 성립돼 일반 사기로 분류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점조직화된 보이스피싱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서는 신분위장 수사(언더커버)가 꼭 필요하지만 아직 합법화되지 않은 실정”이라며 “청소년 성보호법과 성폭력처벌법엔 디지털 성범죄에 한해서만 위장 수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의 조직범죄는 장기간 조직에 침투해 인적 구성을 완벽히 인지해야 정확한 수사가 가능하다”며 “국회가 위장 수사에 대해 신속하게 입법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이스피싱 전담 재판부를 신설하고 ‘플리바게닝’(사법 협조자 형벌 감면제도)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김 변호사는 설명했다. 플리바게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수사에 협조하는 대가로 검찰 측이 구형량을 낮추는 제도다. 대규모 조직범죄의 경우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검거된 조직원들의 수사 협조를 끌어내기 쉽지 않은데, 플리바게닝 활성화는 원활한 수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김 변호사는 덧붙였다.
그는 “법원은 보통 피고인 1명 또는 소수 공범들을 전제로 형사재판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십 명의 공범과 피해자가 등장하는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 사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같은 형태의 범죄에도 재판부마다 선고 형량이 일관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속된 피고인을 이감해 전담재판부의 관할권을 창설하면, 전담재판부가 선고형을 일관적으로 엄중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수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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