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논설위원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6월 17일 백악관과 리처드 닉슨 재선위원회의 사주를 받은 5명의 괴한이 워싱턴DC의 워터게이트 호텔에 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침입해 불법적인 도감청을 한 역사적인 정치 사건이다. 권력형 비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게이트’라는 이름을 붙이는 연유다. 이 사건이 일어나자 닉슨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해 특검을 임명했다.
1973년 10월 20일 아치볼드 콕스 특검이 “백악관에 있는 녹음테이프를 전부 제출하라”고 하자 닉슨은 엘리엇 리처드슨 법무부 장관에게 콕스 특검을 해임하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리처드슨 장관이 이를 거부하며 사표를 내자 윌리엄 러클스하우스 차관에게 다시 지시했지만 차관도 사퇴했다. 결국, 법무부 3인자 로버트 보크가 콕스를 사임시켰다. 이날을 ‘토요일 밤의 학살’이라고 부른다.
특검의 원조 격인 워터게이트 특검은 이렇게 권력의 부당한 간섭에 맞서면서 시작됐다.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자가 연루된 사건으로 검찰의 공정한 수사가 의심받을 때 도입하는 것이 특검인데, 기존 사법 시스템 밖의 제도여서 이례적인 경우에만 도입된다. 국내에서는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부터 시작돼 BBK 사건, 국정농단 사건, 드루킹 사건 등을 수사해 왔다.
이재명 정권 들어서는 검찰이 무력화되면서 내란·김건희·순직 해병 등 3특검이 동시에 가동됐고 관봉권·쿠팡 상설특검이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2차 종합특검의 임명을 둘러싸고 당청 간 갈등으로 ‘정치특검’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추천한 전준철 변호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격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임명했다. 자신을 괴롭힌 대북송금 사건에서 상대방을 변호했다는 이유인데, 특검의 정치적 중립 차원에서 본다면 오히려 권력과 거리가 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전 변호사를 거절한 것은 콕스 특검처럼 불편하다는 이유다. 전 변호사를 추천한 이성윤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장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탄압받았다고 밝혔다. 2차 특검의 주요 수사가 윤 전 대통령과 관련 있는데 이런 이유라면 더 부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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