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 영향

 

서울 매물 하루동안 2.2% 늘어

중개소마다 잇단 ‘갭투자’ 문의

일각선 “오락가락 정책” 비판도

정부가 5월 10일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주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도 추가로 나오고 있다. 매수자 입주 시점이 세입자 퇴거에 맞춰 최대 2년까지 늦춰지자 매수자는 ‘마지막 갭투자(전세 낀 매매) 기회’, 가용자산이 부족한 다주택자는 ‘매도 기회’라면서 반색하는 분위기다.

11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 매매 매물건수는 이날 6만1755건으로 불과 하루 새 2.2%나 증가했다. 전일 대비 증가율은 종로구가 4.2%로 가장 높았고 영등포구(3.6%), 마포·성북·중구(3.0%) 등 순이다. 앞서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잔금·등기를 위한 여유 기간을 4∼6개월 주기로 했다.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에 걸림돌이었던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다주택자에게 매각 퇴로가 열린 것이다.

시장 움직임은 발 빨라지고 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임차인을 내보내기 위해 이사 비용을 저울질하던 다주택자들은 ‘세입자 리스크’가 해소되자 매도로 가닥을 잡는 모습이다. 전날 정부 발표 이후 부동산 중개업소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갭투자 문의가 잇따랐다. 마지막 갭투자를 위해 자신이 매수할 아파트 세입자를 미리 구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전월세로 내놓은 매물을 매매 매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한 다주택자도 있었다.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이달 말 전후로 2년 미만 거주할 새 세입자를 구하고, 세를 낀 상태에서 5월 9일까지 전세 낀 매매 계약을 하겠다는 취지다. 집을 팔기 아까워 새 세입자를 구할 생각이었는데, 오를 대로 오른 호가에 맞춰 팔려면 갭투자 수요가 들어올 때가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 핵심지 A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 매수자 문의가 모두 늘고 있다”면서도 “정책 변동성이 워낙 커서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일단 기다려보자고 오히려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 신뢰도를 깎은 처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상태에서 다주택자 매물만 예외적으로 갭투자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업소 B 대표는 “대통령의 연일 부동산 관련 강경 메시지에 웃돈을 주고 일찌감치 세입자를 내보냈던 사람들은 허탈해하고 있다”며 “버텼던 사람들이 일찍 판 사람들보다 결과적으로 시세차익은 더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소현 기자, 권도경 기자
이소현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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