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前당국자 “쿠팡 사태

한·미 지정학적 이슈로 전환”

10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및 침해 사고에 관한 민관 합동 조사 결과 개인정보 3367만여 건이 유출됐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한 쿠팡 차고지에 배송 차량들이 정차돼 있다.  연합뉴스
10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및 침해 사고에 관한 민관 합동 조사 결과 개인정보 3367만여 건이 유출됐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한 쿠팡 차고지에 배송 차량들이 정차돼 있다. 연합뉴스

최준영 기자,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정부가 쿠팡 전(前) 직원이 3367만 건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유출에 대한 해석’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쿠팡 간 입장 차가 첨예하게 대립해 공방전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한반도 담당 업무를 맡았던 전직 당국자가 쿠팡 관련 사태가 이제 한·미 간 지정학적 이슈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놔 주목된다.

11일 관계 당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관합동조사단이 쿠팡 웹과 앱 접속기록(로그)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공격자는 ‘내 정보 수정’ ‘배송지 목록’ ‘주문 목록’ 등 쿠팡 웹페이지에서 이용자 개인 정보를 대거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내 정보 수정 페이지에서 이름·이메일 등 이용자 정보 3367만여 건이 유출됐고, 배송지 목록 페이지와 주문 목록 페이지가 각각 1억4805만 회, 10만 회 이상 조회됐다”고 밝혔다. 특히 배송지 목록 페이지 조회 과정에서 공격자는 빠른 시간 내 다량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웹 크롤링’(로봇 프로그램을 동원해 웹페이지 정보 등을 자동 수집하는 기술) 공격 도구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쿠팡 측은 유출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며 정부 발표를 정면 반박했다. 쿠팡은 “공격자가 개인정보 약 3370만 건에 대해 접근은 시도했으나, 이 중 약 3000개 계정 데이터만 실제 저장한 뒤 추후 이를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저장이 이뤄져야 유출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정부는 “저장 여부와 관계없이 페이지를 조회했다면 그 자체로 유출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부와 쿠팡이 이론을 보이는 쟁점 외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도 적지 않다. 공격자가 로봇 프로그램으로 1억 회 이상 조회했다는 배송지 목록 페이지에서 실제 얼마나 많은 개인정보가 저장됐는지와 주소를 최대 20개까지 넣을 수 있는 배송지 목록 페이지에서의 추가 유출 여부 등은 추가 조사를 통해 규명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1기 및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NSC 한반도·몽골 담당 보좌관을 지낸 애덤 패러 블룸버그 선임 애널리스트는 10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 프로그램에서 쿠팡 사태와 관련한 파장을 예상했다. 그는 “몇 년간 한국이 디지털 영역에서 미국 기업들을 불공정하게 겨냥해 왔다는 인식이 존재해 왔다”며 “미국과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관세 분야에서 조치를 취할 경우 한국은 상당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준영 기자, 민병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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