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 요구 기자회견
이장우 대전시장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 요구 기자회견
대전시의회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 전달.
대전시의회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 전달.

11일 기자회견서 “시민 배제된 일방적 졸속 통합, 단 한 발자국도 안 나갈 것”

“오늘 장관에 전달… 강행땐 민주주의 훼손·자치 붕괴, 국민 저항 감당 못해”

대전=김창희 기자

이장우 대전시장이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했다. 이 시장은 정치권이 통합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국민들의 저항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책임을 거론하며 강력히 경고했다.

이장우 시장은 11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와 시민의 뜻을 받들어 행안부 장관과 대통령께 주민투표법 제8조에 의거하여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를 즉각 실시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시민의 뜻에 반하는 통합은 결코 하지 않겠다”며 “통합의 주체인 시민이 배제되고 정치적 계산에 의해 추진되는 일방적 졸속 통합은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주민투표 추진 일정과 관련해 이 시장은 “오늘(11일) 장관에게 보낼 공문에 결재를 하고 내려왔다”며 “장관이 2월 20일까지 결정하면 3월 25일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행안부의 수용 여부에 대해 “이해 당사자인 대전시를 대표하는 시장이 주민들의 의견을 받들어 투표를 요구하는데 행안부 장관이 안 하겠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전시의회는 전날 임시회를 열어 대전시장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행정통합 관련 주민투표를 요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특히 이 시장은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통합 법안 처리를 서두르는 것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주민 의사를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완전히 훼손하는 것이고 지방자치를 완전히 붕괴시키는 것”이라며 “절대로 정치가 그렇게 해서는 국민들의 저항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렇게 밀어붙인 국회의원들은 다음에 정치적인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시장은 국회의 입법 속도전에 대비한 대응책도 내놨다. 그는 “오늘 시의회에 임시회 소집을 요청하려 한다”며 “국회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법안 의결이 나온 이후에 시의회를 소집하면 시간과 절차가 안 맞기 때문에 법안이 나오는 대로 시의회에 의견 청취 건을 제출해 민의를 다시 한번 철저히 검증받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행정통합에 대한 당초 입장에 대해 “수도권 집중화와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된 법안을 만들어 지방 분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으로 통합을 얘기한 것”이라며 “지금처럼 그런 가치들이 다 훼손되고 (권한이 중앙에) 옮겨져 있는 상황에서 통합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한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 6일 진행한 윤호중 행안부 장관과 자리에서 ‘대전·충남이 혹시 부산·경남처럼 (통합이) 어려울 수 있겠다 판단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말하자면 압박하는 건데, 뭐가 손해가 될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다. 통합 후 극심한 혼란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지 않고 권한 이양이 담보되지 않는 통합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며 “그런 통합을 원하면 먼저 하고, 그 부작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창희 기자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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