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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오르내리는 가운데, 실적과 배당, 자사주 소각을 동시에 내세운 금융지주 종목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주주환원 50%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와 달리,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체감은 엇갈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종가 기준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12만5800원으로, 지난해 말(2025년 12월 30일) 종가 9만4100원 대비 크게 올랐다. 이날 중가 기준 우리금융지주 3만7850원, KB금융지주 16만4500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11만900원으로 연초 이후 오름세를 나타냈다.

금융지주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사상 최대 실적과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있다. KB금융은 2025년 한 해 동안 5조843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 주당 배당금은 160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로 늘었고, 연간 현금배당 규모는 1조5800억원에 달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 주주환원 규모는 3조600억 원, 주주환원율은 52.4% 수준이다.

신한금융도 2025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병행했다. 기존 분기 주당 배당금은 570원에서 880원으로 인상됐으며, 현금배당 1조2500억 원과 자기주식 취득 1조2500억 원을 합쳐 총 2조5000억 원을 주주에게 환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조8719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행하며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약 14% 늘렸다. 우리금융 역시 누적 배당금을 주당 1360원으로 확대해 현금배당성향이 31.8%에 달했다. 금융지주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금융지주 전반의 주주환원 기조는 강화됐지만, 개인 투자자가 체감하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환원의 ‘형태’다. 최근 금융지주들은 현금배당 확대와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가에는 긍정적이지만, 개인 투자자가 즉시 체감하는 현금 유입은 제한적일 수 있다.

세제 측면에서도 체감 차이가 발생한다. 2025년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이 확대됐지만, 모든 배당이 자동으로 분리과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정한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해야 적용되는 구조다. 배당을 늘려도 기준에 미달할 경우 개인 투자자가 기대했던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 구성 역시 영향을 미친다. 금융지주 주주는 외국인과 기관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금융지주는 외국인 비중이 높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77%대까지 올라 ‘외국인 지분율 최상위 종목’으로 거론됐고, 신한금융지주는 2월 10일 기준 60.26% 수준이다. 하나금융도 외국인 지분율이 67.8%로 집계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율이 50%에 육박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기관 중심의 주주 구조에서 주주환원이 자사주 소각 중심으로 설계될 경우, 개인 투자자가 기대하는 ‘현금 배당 확대 체감’은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금융지주 강세를 단순한 ‘배당 매력’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성장주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배당 확대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경기 둔화나 부실채권 증가 같은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주주환원 기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앞으로는 배당 규모와 함께 리스크 관리 능력이 금융지주 평가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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