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석 사회부 부장

더불어민주당은 5일 정책의원총회에서 10월 2일 해체되는 검찰청을 대신할 공소청에 보완수사요구권만 허용하고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기로 당론을 정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등을 예로 들며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때도 있다”고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민주당 강경파들은 예외를 허용하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훼손돼 ‘도로 검찰청’이 될 수 있다며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였다. 이날 더 눈길을 끈 것은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수사 범위를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사이버 등 9대 범죄로 명시한 정부안에서 공직자, 선거 등 3개 범죄를 제외한 부분이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의총 후 “대형참사와 공직자, 선거 범죄는 제외하는 게 낫겠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당론이 관철돼 공직자, 선거 수사에서 중수청이 배제되고 검찰도 손을 떼면 향후 정치인 수사는 특별검사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이 책임지게 된다. 당초 특검제 도입 취지 자체가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검찰·경찰 등 기존 수사기관이 제대로 파헤치기 어려운 수사를 맡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입법·행정권력을 독점한 현 정치 구도에서 특검의 권력수사는 반쪽짜리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로 운영된 내란·김건희·해병특검 등 3대 특검은 물론 출범을 앞둔 2차 종합특검 역시 ‘죽은 권력’인 전 정권만을 정조준한다. 김건희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 인사들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진술이 나와도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뭉개다 뒤늦게 경찰에 떠넘겼다. 출범한 지 만 5년이 됐지만 기소 사건이 6건에 그치고, 그나마 유죄 확정된 사건은 선고유예 1건뿐인 공수처 역시 권력수사를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경찰이 권력수사를 맡아야 하지만 불신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바늘구멍 뚫기’에 비교되는 극심한 승진 경쟁, 짧은 계급정년 등으로 정치권 특히, 인사권자 입김에 쉽게 휘둘리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권력수사만 봐도 부실수사, 늑장수사 오명을 벗기 어렵다. 경찰은 수사 개시 38일 만인 5일에야 2022년 지방선거 공천헌금 1억 원 수수 혐의 등으로 강선우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 김경 전 서울 시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0년 총선 공천 뒷돈 수수 등 13건의 의혹을 받는 김병기 의원에 대해서는 소환 통보만 했을 뿐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최근 만난 한 법조계 인사는 “비판도 많지만 그래도 검찰은 집권 세력에 칼을 겨눈 사례가 많다. 역대 경찰 중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경찰이 과연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5일 의총에서 “절대 독점은 절대 부패한다”고 말했다. 수사·기소권을 모두 가졌던 검찰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현재 입법·행정권을 독점한 민주당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실패하고 국민은 불행해진다. 경찰이 살아있는 권력수사라는 견제자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경찰뿐 아니라 정부·여당도 고민해야 한다.

김남석 사회부 부장
김남석 사회부 부장
김남석 기자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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