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사법부 충돌 양상

 

민주 강경파, 법사위 강행처리

이르면 24일 본회의 통과 방침

대법관증원·법왜곡죄도 포함

 

조희대 “아직 최종 종결 아냐”

법조계 “민주당의 사법부 길들이기”

굳은 표정

굳은 표정

재판소원제 도입 등을 핵심으로 한 사법개편 관련 법안들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편 3개 법안 강행 처리를 추진하는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최종 종결된 것은 아니기에, 최종 대법원 의견을 모아 협의하겠다”며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민주당을 상대로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당과 사법부의 충돌이 국회 본회의 처리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면서 “헌법과 국가 질서의 큰 축을 이루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론화를 통해 충분한 숙의 끝에 이뤄져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대법원이 국회와 협의하고 설득해 나갈 것”이라며 “아직 최종 종결된 건 아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최종 대법원 의견을 모아서 전달하고 협의해나가겠다”며 국회 본회의 통과 전까지 협의 의지를 보였다. 법왜곡죄 도입 근거가 되는 형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사법질서나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중대한 문제라 계속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재판소원 도입에 대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고, 입법으로는 도입할 수 없다”며 반대해 왔다. 국회에 제출한 법원행정처 의견서에서도 “헌법은 재판 불복을 대법원에서 끝내도록 설정했다”며 “사법권을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유보한 헌법 및 주권자의 명시적 의사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의 사법개편안 처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강행된다는 점에서 법원 안팎에서는 “노골적인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반응이다. 수도권 한 부장판사는 “진행되는 정치 재판도 많은데, 정치권 맘대로 되지 않으면 판사를 법왜곡죄로 고소·고발해버리겠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진보인사로 꼽히는 김선수 전 대법관,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재판소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법무부 역시 재판소원법 국회 통과 시 사법 체계의 안정성 훼손, 재판 지연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국회에 종합적인 고려를 요청했다. 법왜곡죄의 경우 진보시민단체에서도 ‘왜곡’의 기준이 모호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법관이 26명까지 단계적으로 증원하면서 이재명 대통령 재임 중 후임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22명을 임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사법부 지형에 대격변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법안에 따르면 공포 후 2년 뒤부터 매년 4명씩 3년에 걸쳐 대법관 12명을 증원한다. 여기에 조 대법원장 임기가 내년 6월 끝나고 노태악·이흥구 대법관이 올해, 천대엽·오경미 대법관이 내년 각각 임기가 종료된다. 오석준 대법관이 2028년, 서경환·권영준 대법관이 2029년 임기를 마친다. 이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30년 2월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의 임기도 끝난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내에서는 설 이후에 처리해도 되지 않냐는 얘기를 했는데, 마지막에 조정됐다”고 했다. 법사위가 ‘속도전’으로 밀어붙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24일 사법개편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이후민 기자, 윤정아 기자, 이재희 기자
이후민
윤정아
이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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