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4년간 8차례 공모”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원당값 변동 생길 때마다 담합
거래처가 거부하면 ‘공동압박’
과거 제재 받고도 재차 담합
개별사 기준 역대 최대 과징금
당국, 법정한도 금액 상향 추진
공정거래위원회가 4년에 걸친 담합 행위로 음료·과자 등 가공 물가 가격 상승을 이끈 CJ제일제당 등 3개 설탕 제조사에 4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했다.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 총액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이자 사업자당 평균 부과 금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설탕 판매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에 합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4083억 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업체별로 약 △CJ제일제당 1506억 원 △삼양사 1302억 원 △대한제당 1273억 원 등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생을 침해하는 담합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엄정 대응하겠다”며 “부당이득보다 더 큰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담합 과징금의 법정 상한을 현행 매출액의 20%에서 30%로 높이는 법 개정과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음료·과자 제조사 등 대형 실수요처와 대리점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간 거래에서 원당 가격이 오를 경우 공급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맞춰 인상을 신속히 관철시켰다. 반대로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설탕 가격 인하 폭을 원가 하락분보다 축소하거나 인하 시점을 늦추기로 합의했다. 가격 인상에 응하지 않는 거래처는 3사가 공동으로 압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담합은 대표급·본부장급 회의에서 가격 조정의 큰 틀을 정한 뒤 영업임원·영업팀장급 회의에서 거래처별 협상 시기와 대응 방안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각 수요처와의 협상은 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당사가 주도하고, 협상 경과를 3사가 공유하는 구조다. 특히 공정위는 마지막 8차 가격 담합이 2024년 3월 공정위 현장조사 착수 이후에도 이뤄졌다는 점을 중대하게 판단했다.
공정위는 설탕이 고율 관세가 적용돼 수입이 제한되고, 장치 산업 특성상 신규 진입이 어려운 과점 시장이라는 점에서 담합의 폐해가 컸다고 판단했다. 이들 업체가 2007년에도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공동행위를 반복한 점을 과징금 가중 사유로 반영했다.
과징금 규모는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제재 가운데 총액 기준 역대 두 번째다. 3개 사업자에 평균 1361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돼 개별사 평균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 부과 담합 사건은 2010년 7개 LPG 공급회사 6690억 원이다. 또한 공정위는 밀가루·전분당·계란·돼지고기 등 다른 식료품 분야 담합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 갈 계획이다.
장상민 기자, 신병남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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