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가운데) 경기지사가 12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부동산수사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한 엄단을 지시하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김동연(가운데) 경기지사가 12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부동산수사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한 엄단을 지시하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수원=박성훈 기자

경기도가 집값을 담합해 부동산 가격을 올려온 ‘작전세력’을 적발했다. 도는 12일 경기 하남·용인·성남 일대에서 집값 담합 행위를 적발, 관련자를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부동산수사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담합해서 집값을 올리는 행위는 시장 질서를 좀먹고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을 짓밟는 행위”라며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불법 행위자가 더 이상 경기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라”고 지시했다.

도에 따르면 하남시 A 아파트 주민들은 카카오톡에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결성한 뒤 가격을 담합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B 씨는 2023년 7억8700만 원에 주택을 매입하고 2025년 10월부터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회원들과 10억 원 미만으로는 말자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10억 원 이하로 매물이 나오는 경우 공인중개사무소를 ‘허위매물 취급 업소’로 낙인찍고, 조직적으로 업무를 방해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들은 가격이 10억 미만인 매물을 소개한 인근 공인중개사에게는 항의전화를 하고, 정상적인 매물인데도 포털사이트에 부동산 허위매물임을 신고한 것으로 드라났다. 또 하남시청에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하며 업무를 방해했다.

B 씨는 이달 초 자신의 주택을 10억8000만 원에 매도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B 씨는 타인의 정당한 영업을 방해하고 행정력을 낭비시키면서, 본인은 불법 담합 조장 행위를 통해 3년 만에 약 3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 C지역에서도 하남시 사례처럼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집값을 인위적으로 띄우기 위해 담합한 정황이 포착됐다.

주민들이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가격을 담합하는 것은 물론 담합가격 밑으로 나온 매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리스트까지 만들었다.

주민들은 리스트에 기재된 공인중개사에 대해선 허위매물 신고를 지속했다. 특히 이 아파트 주민들은 자신들끼리 순번을 정해 직접 리스트에 오른 공인중개사를 찾아가 고객인 것처럼 행세하며 해당 공인중개사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시 지역에서는 공인중개사들의 ‘친목회(사설 모임)’를 통한 카르텔 형성 행위가 적발됐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담합행위 근절을 위해 공인중개사들의 친목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친목회에서는 친목회 비회원과는 공동중개를 거부하는 등 배타적인 영업 행태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이미 관련 증거를 확보했으며, 2월 말까지 관련자 소환 및 참고인 진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현재 확보된 증거(채팅방 대화 내역, 민원 접수 로그 등)를 바탕으로 담합을 주도한 핵심 용의자 4명을 다음달 말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부동산 담합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제보채널을 마련하고 ‘신고포상제’와 ‘자진신고 감면제’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도는 먼저 ‘부동산 불법행위 신고포상제’를 통해 결정적 증거를 제보한 공익 신고자에게 최대 5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성훈 기자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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