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중 관세 인상 틈타 우회수출

130만 세트 원산지 증명 조작

적발된 수출물품. 관세청 제공
적발된 수출물품. 관세청 제공

중국산 태양광 부품을 한국산으로 속여 미국에 수출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를 적용받은 불법 우회수출이 적발됐다.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한국을 경유지로 활용한 사례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중국산 태양광 정션박스 130만 세트, 약 47억 원 상당을 한국산으로 허위 표시해 미국으로 수출한 중국인 A씨(48)를 대외무역법·관세법·FTA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결과 A씨는 2024년 5월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자, 한·중 FTA와 한·미 FTA의 무관세 혜택을 동시에 노린 우회수출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8월 국내에 법인을 설립한 뒤 중국산 정션박스를 ‘제조용 부품’으로 신고해 원산지 표시 의무가 없는 물품처럼 수입했고, 한·중 FTA 특혜관세 0%를 적용받아 국내로 반입했다.

인천본부세관 무역안보조사과 개소식. 관세청 제공
인천본부세관 무역안보조사과 개소식. 관세청 제공

이후 해당 제품을 원상태 그대로 또는 단순 가공만 거쳐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허위 기재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는 등 무역 서류를 조작해 한·미 FTA 특혜관세 0%를 적용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총 19차례에 걸쳐 불법 수출이 이뤄졌다.

인천본부세관은 미국의 고관세 정책과 K-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악용한 국산 가장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말 원산지 위반과 전략물자 불법 수출 등을 전담하는 ‘무역안보조사과’를 신설했다. 앞으로 원산지 세탁, 국산 둔갑 수출 등 무역안보 침해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재철 인천본부세관 조사국장은 “FTA 특혜제도를 악용해 원산지를 세탁하고 국산으로 가장해 수출하는 행위는 국가 신뢰와 공정한 통상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한 무역안보 침해”라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장상민 기자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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