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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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으로 새해가 시작된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다. 하지만 음력을 기준으로 한 진짜 새해, 즉 ‘설’은 2월 17일에 우리를 찾아온다. 그러나 정작 ‘음력 1월 1일’이 전통적으로 어떤 과학적 원리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막연한 인상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음력이 오직 달의 주기만을 따르는 달력이라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설날이 매년 불규칙하게 바뀌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음력은 정확히 말해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이다. 달의 위상 변화를 기본으로 삼되, 계절이 실제 기후와 어긋나지 않도록 태양의 움직임(24절기)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다. 이는 자연의 섭리를 정밀하게 관찰하고 조정한 결과물로, 천문 관측 기술과 수학적 계산이 결합한 고도의 과학적 성취라 할 수 있다.

음력에서는 달과 태양, 지구가 거의 일직선상에 놓여 달이 보이지 않는 때인 ‘삭(朔)’이 되는 날을 한 달의 시작으로 삼는다. 달이 차고 기우는 한 주기인 ‘삭망월’은 평균 약 29.5306일이다. 이를 12개월로 합치면 1년은 약 354일이 되는데, 이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인 태양년(약 365.2422일)보다 약 11일 짧다.

이 11일의 차이가 그대로 누적되면 계절은 해마다 조금씩 앞당겨지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음력에서는 약 19년 동안 7번의 윤달을 두어 달력과 실제 계절의 어긋남을 맞춘다. 그 결과 평년은 약 354일이지만, 윤달이 포함된 해는 약 383일에서 385일 사이가 된다. 이러한 정교한 보정 덕분에 음력 1월 1일은 대체로 양력 1월 말에서 2월 중순 사이라는 일정한 틀 안에 머물 수 있다.

만약 윤달이 없는 순수 태음력만을 고집했다면, 설날은 한여름이나 늦가을에 찾아오는 어색한 풍경을 연출했을 것이다. 음력 1월 1일은 단순히 ‘옛 방식의 새해’를 기념하는 날이 아니다.

도서관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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