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설특집 - 가볼만한 전국 떡집

MZ 입맛 저격… 쫀득한 ‘K디저트’ 6選

정선=이성현·안동=박천학·화순=김대우·부산=이승륜·익산=박팔령 기자, 전세원 기자

“정월 보름 달떡이요/ 이월 한식 송병이요/ 삼월 삼질 쑥떡이로다/ 떡 사오 떡을 사오, 사월 파일 느티떡에/ 오월 단오 수리취떡/ 유월 유두에 밀전병이라(후략)~”

우리 조상들이 매달 중요한 날에 먹는 떡의 종류를 정겹게 표현한 구전민요 ‘떡타령’의 일부다. 명절이나 절기별로 다른 떡을 먹을 정도로 떡에 ‘진심’이었던 선조들의 문화와 삶이 고스란히 담겼다.

최근 한식으로 대표되는 K푸드의 인기가 전 세계에 확산하며 우리 떡의 인기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전국 유명 떡집에서는 ‘떡케팅(떡 티케팅)’ ‘떡픈런(떡오픈런)’ ‘떡지순례’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수출 규모도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설을 앞두고 전통적인 제조방식과 맛은 물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변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전국 떡집을 소개한다.

■ 서울 - 낙원떡집·명례헌

백설기에 딸기·망고 섞어 ‘다채’

◇서울= 설 명절을 앞두고 찾은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자리한 ‘낙원떡집’의 진열대에는 ‘카스텔라’를 떠올리게 하는 형형색색의 설기들이 눈에 띄었다. 백설기에다 딸기·망고·대추·블루베리 등을 섞어 만든 낙원떡집의 설기들은 MZ세대를 겨냥한 주력상품 중 하나다. 1920년 오픈한 낙원떡집의 대표상품인 ‘쑥인절미’와 함께 기존에 있던 떡에다 새로운 재료를 가미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낙원떡집은 전통과 트렌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MZ세대들에게 사랑받는 떡집으로는 국내 최대 관광특구인 서울 중구 명동 상권 내 유일한 떡집인 ‘청년떡집 명례헌’을 빼놓을 수 없다. 청년떡집 명례헌이 국내산 쌀과 수제 공법을 토대로 만들어낸 ‘흑임자 인절미’는 고소하고 녹진한 흑임자의 풍미와 쫄깃한 식감을 보유해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경북 - 안동 신시장 버버리찰떡

콩·팥·깨 넉넉… 달지않아 ‘인기’

◇경북= 경북 안동시 옥야동 안동 신시장 입구에는 ‘버버리찰떡’이라는 상호의 떡집이 있다. 떡 이름이 가게 이름이다. 이 떡집은 찐 찹쌀을 떡메로 쳐서 찰떡을 만들고 콩, 껍질 벗긴 팥, 깨 등으로 된 고물을 떡 주위에 넉넉하게 묻혀 버버리찰떡을 만든다. 맛이 달지 않고 2∼3번 베어 먹기 좋도록 만들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 떡집은 안동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필수 방문코스로 자리 잡고 있을 정도로 문전성시다.

이 떡은 일제강점기인 1922년 처음 등장해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잇고 있다. 원래 북한 신의주나 중국 옌볜(延邊)에서 먹던 것이었으나 만주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안동 출신들 사이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1년 한 차례 명맥이 끊긴 것을 2004년 신형서(69) 씨가 전승했으며 그의 아내가 떡집 대표를 맡고 있다.

■ 부산 - 남천동 호박가게

호박맛 더해 만든 인절미 ‘담백’

◇부산=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는 오전 10시 문을 열자마자 줄을 서는 떡 판매 가게가 있다. 호박을 주재료로 한 인절미로 이름을 알린 ‘호박가게’다. 하루 판매량을 정해 예약주문 위주로 운영하며, 대부분 오후 2시 전에 매진된다.

호박가게를 운영하는 성중건(43) 대표는 일본 요리 유학 시절부터 한 가지 재료로 장르를 넘나드는 매장을 꿈꿨다. 대표 메뉴인 호박인절미는 카스텔라 고물이 묻은 인절미에서 착안했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고전적이지 않은 맛에 호박을 더해 대중성을 확보했다. 호박우유 역시 허기를 채우면서 담백하게 마실 수 있는 음료를 고민하다 탄생했다.

올해로 9년 차를 맞은 호박가게는 호박인절미의 인기에 힘입어 ‘이색 떡집’으로 불리지만, 애초 구상은 호박 재료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펌프킨 스토어’였다. 올해는 호박찹쌀파이와 단호박 수프도 선보일 예정이다.

■ 전남 - 화순 사평기정떡

유일한 전통발효떡… 숨구멍 폭신

◇광주·전남= 광주·전남에서는 설 명절이 되면 ‘사평기정떡’을 즐겨 먹는다. 고향 방문길에 나선 거의 모든 귀성객들의 양손에 기정떡 박스가 들려 있을 정도로 지역을 대표한다. 기정떡은 과거 양반들이 여름에 즐겨 먹던 ‘증편’을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다. 전남 화순군 사평면에서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구경숙(68·대한민국 식품명인) 농업회사법인 사평기정떡 대표가 빚는 기정떡이 원조로 평가받는다.

사평기정떡은 멥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반죽해 발효를 거쳐 만든다. 우리 전통 떡 가운데 유일한 발효 떡이다. 발효 과정에서 생긴 숨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폭신하고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구 대표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옛 손맛 그대로 빚고 있는 사평기정떡은 대부분 택배로 판매된다. 백미·뽕잎·자색·울금 등 천연재료를 사용한 4가지 제품 중 백미 떡이 대표 상품이다.

■ 전북 - 익산농협조합

생크림찹쌀떡, 美 수출까지 인기

◇전북= 전북에서는 익산농협의 ‘생크림찹쌀떡’이 전통 떡과 생크림을 결합한 이색 디저트로 국내를 넘어 미국시장까지 두드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한때 새벽부터 줄을 서야 살 수 있을 정도의 인기에 힘입어 ‘품절떡’ ‘오픈런떡’ ‘떡픈런’ 등 별칭까지 얻었다.

익산농협은 지난 2022년 생크림찹쌀떡을 출시한 이후 4년 만에 16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매진 사례가 이어지면서 추가 수출까지 성사되는 등 글로벌 경쟁력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 제품은 익산농협 조합원들이 재배한 국산 찹쌀로 만든다. 생크림, 딸기, 블루베리, 달콤커피, 흑임자, 쑥 등 6종에 초코생크림, 우쿠(우유+쿠키), 고구마, 쑥대팥(쑥+팥) 등 10종류 맛을 즐길 수 있다. 쑥이 들어간 ‘쑥든든한끼떡’은 생크림을 넣지 않아 간편 식사대용 간식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 강원 - 정선 아리아리떡사랑

어린잎 딴 수리취나물 내음 향긋

◇강원= 강원 정선에서는 예로부터 명절인 단오에 수리취의 어린잎을 따서 만들어 먹던 수리취떡이 유명하다. 수리는 ‘으뜸’ 또는 ‘신(神)’이라는 의미로 가장 좋은 날에 건강을 기원하며 먹던 떡이라는 유래가 있다. 정선군은 2012년부터 수리취떡 명품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수리취 떡집은 정선 아리랑시장의 명물로 자리 잡은 아리아리떡사랑이다. 이곳에서는 국내산 찹쌀과 팥, 정선 수리취만 사용해서 떡을 만드는데 특히 수리취 인절미와 찹쌀떡이 인기다. 김창용(68) 대표는 2009년부터 2년 연속 전국 떡 명장 선발대회에서 명장으로 선정되면서 수리취떡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짙은 녹색의 수리취나물을 넣어 만든 쫄깃하고 향긋한 내음이 인상적인데 미국과 캐나다에도 수출하고 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느껴지는 담백한 맛은 강원도 산골의 소박함과 닮았다는 평이 많다.

이성현 기자, 박천학 기자, 김대우 기자, 이승륜 기자, 박팔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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