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 이민단속 정책이 민간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의회 예산 정국과 정면 충돌하고 있다. 미네소타주(州)에서 벌여온 대규모 이민단속 작전은 종료되지만, 이를 둘러싼 개혁 요구가 상원 예산 심사로 번지면서 국토안보부(DHS) 셧다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모양새다.
12일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총책임자인 ‘국경 차르’ 톰 호먼은 이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트로 서지’(Metro Surge) 이민단속 작전 종료를 건의했고 대통령이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이미 상당 규모의 연방 요원이 감축됐으며 다음 주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이민법 집행 자체는 계속될 것”이라며 연방 차원의 단속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미네소타주 일대에 약 3000명 규모의 연방 단속 요원을 투입해 불법체류자 및 범죄 전력 이민자 색출을 명분으로 대규모 단속을 벌여왔다. 연방 당국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광역권을 중심으로 진행된 작전에서 4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그러나 AP통신은 범죄 전력이 없는 이들과 어린이, 미국 시민권자도 다수 체포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1월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 등 미국 국적 민간인 2명이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반발이 급속히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호먼을 현지에 급파해 수습에 나섰지만, 이후 전국적으로 반(反)이민 정책 시위가 이어졌다.
이 여파는 의회 예산 정국으로까지 번졌다. 이날 상원에서는 국토안보부 예산안을 본안으로 넘기기 위한 표결이 이뤄졌으나 찬성 52표, 반대 47표로 60표에 못 미쳐 법안은 진전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민간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대한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며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 하원은 국토안보부를 제외한 다른 연방 기관 예산안만 지난 3일 처리했으며, 국토안보부는 임시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산에 대한 최종 합의가 14일까지 이뤄지지 못하면 비필수 기능이 중단되는 부분 셧다운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특히 상·하원 모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곧 예정된 겨울 휴회와 일부 의원들의 뮌헨안보회의 참석으로 예산 협상은 당분간 속도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국토안보부 셧다운의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해 가을 셧다운 당시 국토안보부 직원 27만2000명 중 25만8000명이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무급 근무를 이어갔고, ICE와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최근 예산이 대폭 증액돼 단기적 업무 차질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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