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신혜
배우 박신혜

tvN 토일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의 성장세가 놀랍다. 지난달 17일 3.5%로 시작한 시청률이 어느덧 9.4%까지 치솟았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엘리트 증권감독관 홍금보(박신혜)의 위장취업기를 그린 이 작품은 적절한 웃음과 해학, 공감을 버무리며 ‘집나간 시청률’까지 다시 불러모으고 있다. 그리고 그 황금배합을 조율하는 솜씨 좋은 요리사는 배우 박신혜다.

‘언더커버 미쓰홍’은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남아 있던 세기 말, 30대 홍금보가 수상한 자금의 흐름이 포착된 증권사에 20대 말단 사원으로 취업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레트로 오피스물이다.

이 작품은 박신혜에게 여러 숙제를 던졌다. 실제로도 30대인 박신혜가 20대 홍장미를 연기하고, 전문가적 식견을 가진 증권감독관, 고졸 여사원을 향한 폭력적 시선에 대한 반기를 드는 신여성의 모습 등을 두루 표현해야 했다. 그리고 여기에 ‘코믹’이라는 양념을 적절히 뿌려야 한다.

신입, 고졸, 그리고 여자. 모두가 홍장미를 비롯해 그 시대를 관통하며 열심히 사회 생활을 해온 이들을 맥빠지고, 주눅들게 만드는 키워드다. 그 어느 하나 것 하나 차별의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니지만, 당시 시대의 공기는 참으로 폭력적이었다. 여기에 일침을 날리는 홍장미의 한 마디가 더해질 때마다 ‘언더커버 미쓰홍’의 시청률도 가파르게 우상향했다.

남성 상사가 실수한 후 홍장미에게 책임을 묻자 “웃겨요? 사고 친 사람들은 자리 보전하고, 사고 수습한 내가 회사 잘릴 판인데 내가 웃겨요?”라며 대거리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tvN ‘언더커버 미쓰홍’의 홍장미
tvN ‘언더커버 미쓰홍’의 홍장미

박신혜는 안주하지 않는 배우다. 10대 시절 아역으로 데뷔한 그는 20대로 접어들며 각종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물을 두루 섭렵하며 성인 배우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했다. ‘미남이시네요’로 일본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고, 김은숙 작가의 ‘상속자들’은 중국 시장을 강타했다. 이 외에도 ‘피노키오’ ‘닥터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다양한 작품을 성공으로 이끌며 탄탄하게 입지를 다졌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1551만 명은 치열하게 연기해온 배우 박신혜의 전리품인 셈이다.

최근 박신혜의 행보는 보다 사회적 메시지를 가진 작품을 통해 부각되고 있다. 2024년작인 ‘지옥에서 온 판사’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가 죄인을 처단하는 과정에서 정의를 실현하고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13.6%를 기록했고, 박신혜는 그해 ‘SBS 연기대상’에서 디렉터즈 어워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언더커버 미쓰홍’은 ‘지옥에서 온 판사’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재미와 웃음을 보장하지만, 그 끝에는 여러 차례 곱씹어 볼만한 메시지가 자리잡고 있다. 1990년대 온 사회에 만연했던 차별적 풍조와 불합리한 처우에 현명하고 슬기롭게, 그리고 당당하게 대처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홍장미의 모습은 지금도 남아 있는 부조리에 대한 풍자인 동시에 박신혜가 이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외침이다.

박신혜는 “그 시절 시대적 상황 속에서 기죽거나 움츠러들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 점이 금보의 매력”이라며 “자라오면서 때때로 느껴왔던 감정들을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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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용 기자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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