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만의 올림픽 독점 중계, 중장년 진입장벽 커져
중장년층 스포츠 ‘보편적 시청권’ 침해 우려도
“우리 딸 아니었으면 차준환 경기는 보지도 못했어요”
경기 과천시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54) 씨는 지난 4년 간 피겨스케이팅 선수 차준환 씨를 응원해온 오랜 팬이다. 그러나 김 씨는 이번 동계올림픽 피겨 종목 경기 영상을 유튜브 등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어 곤혹을 겪었다. 김 씨는 “딸이 ‘치지직’이라는 곳에서 다시보기를 할 수 있다고 하여 겨우 영상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그것도 젊은 애들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치지직은 네이버가 운영하는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번 동계 올림픽 경기 영상을 스트리밍하고 있다.
지난 5일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개막한 가운데, 62년만에 지상파 3사가 아닌 종편 채널과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올림픽 경기를 독점 중계하면서 중장년층이 올림픽 시청으로부터 외면받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OTT 플랫폼의 독점 중계부터 프로야구 온랑니 티켓팅 과열 등 갈수록 ‘온라인·플랫폼 회원제화’ 되는 스포츠 경기 관람 문화 속 중장년층이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현상 또한 늘어나고 있다.
2030 세대들은 X와 같은 SNS를 통해 공유되는 짧은 경기 영상을 접하면서 올림픽을 체감하고있지만 중장년층은 그마저도 제한된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이모(64) 씨 또한 “김상겸 선수가 400번째 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포털 뉴스로 보고 나서야 올림픽이 시작했는지 알게 됐다”며 “이전 올림픽은 사무실, 식당 어디를 가든 올림픽 소식인데 이젠 내가 직접 몇 군데를 돌아가야만 봐야 한다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동계올림픽이라는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서 국민들의 시청권이 아주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은 매우 유감”이라며 “올림픽이나 월드컵 중계에 관한 법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 뿐 아니라 국내 스포츠 관람 문화에서 중장년층이 소외되며 이들의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2024년 쿠팡은 연간 700억 원을 지불하며 6년간 영국 프리미어리그 독점 중계권을 따내면서 OTT 및 멤버십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중장년층이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장년층이 중심이 됐던 프로야구 또한 마찬가지다. ‘피켓팅’이라 불릴 만큼 과열된 티켓팅이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었지만 60대 이상 예매자는 1.4%로 불과했다.
노수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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