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편 3법’ 등 야당이 반대하는 각종 쟁점 법안을 이달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며 설 연휴 이후 정국이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의 ‘입법 독주’에 야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으로 맞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필리버스터 정국이 연일 이어지며 여야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 통화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예상되는 만큼 원하는 법안을 모두 처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설 연휴 이후 이달 안에 꼭 처리해야 하는 법안의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쟁점 법안을 올릴 계획이다.

민주당은 사법개편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에 더해 행정통합법, 대미투자특별법, 3차 상법 개정안,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강한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법안은 이중 가장 논쟁적이라고 평가받는 사법개편 3법이다. 법 왜곡죄는 판·검사 등이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는 경우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헌법이 정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돼 여당 내부에서도 수정 필요성이 제기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 인사를 수사·재판한 판·검사를 겨냥한 ‘보복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대법원의 3심 확정 판결이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재판소원은 ‘4심제’ 위헌 논란에 휩싸여 있다. 대법관 증원법은 대법관 수를 현재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회의 통과 시 이재명 대통령이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하게 돼 정치 편향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대법관을 보좌할 판사가 100명 넘게 대법원으로 이동해야 해 하급심 부실화 문제도 지적된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직접 나서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라며 공론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청와대의 압력이 가장 높은 법안은 전남·광주, 대구·경북, 충남·대전 행정통합법이다. 정부는 이달 안에 3개 지역 행정통합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야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고, 7월 1일 통합 지자체가 출범할 수 있다며 여당에 신속한 입법을 요청해 왔다. 여야는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전남·광주와 대구·경북 행정통합법만 합의 처리했고, 충남·대전 행정통합법은 여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입법 강행 일변도를 필리버스터로 끊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 필리버스터 등 다각도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종결할 수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등과 연대해 필리버스터를 24시간 후 종결하는 ‘살라미 전술’을 펼쳐왔다.

야당은 ‘대미투자특별법’도 여당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무기로 보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조치인 대미투자특별법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재인상을 예고하며 신속한 처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정부·여당은 늦어도 3월 초까지는 처리할 방침인데, 대미투자특별법 심사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이 국익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을 선택할지, 사익을 위한 사법개편법을 선택할지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혜 기자, 정지형 기자
민정혜
정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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